[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3인방이 동료들에 앞서 시즌을 마무리 했다.
브룩스 레일리와 브록 다익손, 제이콥 윌슨은 지난 29일 함께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롯데는 오는 2일 사직구장에서 키움 히어로즈와 정규시즌 최종전까지 잔여 일정을 남겨두고 있다. 하지만 앞서 선발 등판한 다익손, 레일리와 더불어 윌슨까지 먼저 귀국시키는 쪽을 택했다. 일찌감치 최하위 자리가 확정된 상황에서 이들을 2군에 내리기보다 일찌감치 귀국시켜 시즌 활약에 대한 보상을 하고, 그 자리에 백업-신예들에게 기회를 좀 더 부여하겠다는 의도다. 이들의 귀국과 동시에 냉정한 평가 작업도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다익손과 윌슨의 잔류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지난 6월 각각 제이크 톰슨, 카를로스 아수아헤의 대체 선수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톰슨과 아수아헤를 넘어서는 것은 고사하고 빈 자리를 메울 만큼의 활약상을 보여주진 못했다는 평가다. 다익손은 롯데 유니폼을 입은 6월 13일부터 지난 25일까지 총 17경기에 등판했으나 단 3승(8패), 평균자책점은 4.95에 그쳤다. 전 소속팀 SK 와이번스에서 약점으로 지적 받았던 140㎞ 중반대의 구속, 이닝 소화 능력이라는 과제를 풀지 못했다. 윌슨은 68경기 타율 2할5푼1리(231타수 58안타), 9홈런 37타점의 성적을 남겼다. 안정된 내야 수비를 갖춘 중장거리형 타자로 기대를 모았지만, 수비에 비해 공격에서의 활용도가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장점에 비해 단점이 뚜렷했던 이들이 새 시즌 롯데에 다시 합류할 가능성은 낮다.
'에이스' 레일리의 거취도 불투명하다. 올해 롯데에서 KBO리그 5번째 시즌을 맞이했던 레일리는 30경기서 단 5승(14패)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19차례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펼치고 평균자책점도 3.88에 그치는 등 전체적으로 운이 따라주지 않은 시즌이었다는 평가. 그러나 KBO리그 진출 이후 매년 지적돼 왔던 좌-우 상대 불균형과 후반기가 되야 올라서는 페이스가 올해도 반복됐다. 무엇보다 KBO리그 진출 이래 가장 높은 이닝당 출루허용률(1.41)과 볼넷(65)도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다. 레일리에게 올해 총액 117만달러(약 14억원) 이상의 조건을 제시하기에는 시즌 성적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일각에선 레일리가 롯데를 떠나 타팀 유니폼을 입는다면 두산 베어스에서 KBO리그 최강의 투수로 거듭난 조쉬 린드블럼의 뒤를 밟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롯데가 레일리를 쉽게 놔주진 않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롯데는 시카고 컵스 스카우트 출신인 성민규 단장 주도 아래 스카우팅리포트를 재정비 했다. 기존과 달리 세세한 평가 항목이 추가됐고, 보다 폭넓은 방향에서 선수들을 바라보는데 집중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시즌 종료 직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력 개편 작업에서 외국인 3인방의 운명도 엇갈릴 전망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