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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번 반전 일어난 전북-울산 '저세상' 레이스, 남은 7경기서 미끄러지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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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K리그1 선두권 경쟁이 놀랍게도 반년이 지난 현재까지 쫄깃쫄깃한 긴장감을 선사하고 있다.

시즌 '극초반' 춘추전국시대를 거쳐 4월 울산 현대가 선두를 차지한 후로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다. 울산에서 전북 현대로, 전북에서 다시 울산으로, 선두가 총 15번 바뀌었다. 매치데이를 기준으로 전북이 선두를 유지한 기간은 42일, 울산은 27일로 보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선두를 유지한 총 기간은 전북이 137일, 울산이 63일이다. 2014년 이후 지난 5번의 시즌 중 4차례 우승을 차지한 전북의 관계자는 "이렇게 오랜 기간 엎치락뒤치락 한 우승 경쟁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9월 전후 울산이 김도훈 감독의 퇴장 징계 등과 맞물려 주춤한 타이밍을 노려 전북이 치고 올라갔지만, 2019년 하나원큐 K리그1 31라운드 대구FC전 패배로 같은 날 수원 삼성을 꺾고 3경기 만에 승리를 거둔 울산에 다시 따라잡혔다. 리그 종료를 두 달여 앞둔 시점에 두 팀은 동일선상에 섰다. 29일 현재, 선두 전북과 2위 울산의 승무패 및 승점이 같다. 31경기에서 19승9무3패, 승점 66점을 각각 기록 중이다. 팀득점 63골의 전북이 61골의 울산을 다득점에서 2골차로 따돌리며 간신히 선두를 지키고 있다.

울산은 지난 28일 오후 2시에 열린 성남FC와의 홈경기에서 1대0으로 승리했다. 경기 직후인 오후 4시에 시작된 전북과 수원의 매치는 전북의 2대0 승리로 끝났다. 전북이 2시간 만에 선두를 재탈환했다. 이 경기는 정규리그 2경기와 스플릿 라운드 5경기 등 잔여 7경기에서 단 한 번이라도 미끄러지는 팀이 우승컵을 놓칠 수 있단 사실을 암시했다. 두 팀의 전력과 기세로 볼 때, 단 한 번의 무승부도 치명타가 된다.

여러모로, 2018~2019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맨시티와 리버풀이 보여준 역대급 우승 레이스와 닮았다. 맨시티가 승점 1점차로 우승하며 최후의 승자가 됐으나, 최종전까지 두 팀 모두 9연승을 내달리는 비현실적인 집중력을 선보였다. 맨시티가 토트넘(1대0) 레스터(1대0) 등을 상대로 신승을 거두지 못했다면 순위가 뒤집힐 수 있었다.

공교롭게 맨시티와 리버풀은 승점 6점이 걸린 '사실상의 결승전'을 1월 4일(38라운드 중 21라운드)에 일찌감치 치렀다. 이후 17경기 동안 다른 팀을 상대했다. 이와 달리 전북과 울산은 '우승 매치'가 예정돼 있다. 10월 19일부터 12월 1일까지 진행될 상위스플릿에서 격돌한다. 정규리그 맞대결에서 2번 홈경기를 치른 전북이 울산 원정을 떠난다.

지금과 같은 승점 동률 상황이 유지된 상태에서 최종 라운드 맞대결에 성사된다면 2013년 울산과 포항의 결승전에 이은 희대의 우승 매치가 탄생할 수 있다. 당시엔 포항이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극적으로 우승했다. 연맹측은 "전북과 울산이 상위 스플릿 1~5라운드 중 어느 라운드에서 격돌할지는 지금으로선 알 수 없다"며 "우선 정규리그 순위가 확정된 뒤,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스플릿라운드 일정을 짤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북과 울산은 올 시즌 상대전적 1승1무1패를 기록하고 있다.

전북과 울산은 스플릿 일정을 염두에 두면서 당장 눈앞에 놓인 경기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두 팀은 태풍 '타파' 영향으로 취소된 경기를 10월 2일 오후 7시30분에 소화한다. 예정대로 전북은 경남 원정을 떠나고, 울산은 강원을 홈으로 불러들인다. 조세 모라이스 전북 감독은 "남은 경기를 다 이기면 된다는 생각이지만, 울산이 한 번은 미끄러지지 않을까 싶다"라고 은근한 바람을 나타냈다. 5경기 징계를 끝내고 성남전에 벤치로 돌아온 김도훈 감독은 "우리 것을 먼저 신경 쓰겠다"고 말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