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폭투는 전적으로 투수의 잘못일까.
LG 트윈스 베테랑 좌완 차우찬이 전혀 명예스럽지 않은 기록의 멍에를 썼다. 차우찬은 29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에서 0-0이던 5회초 선발 이우찬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무사 1,2루에서 마운드에 오른 차우찬은 이닝이 끝날 때까지 1이닝 동안 4개의 폭투를 범했다. 한 이닝 4폭투는 역대 4번째 기록이다.
KT 위즈 심재민이 2015년 6월 2일 SK 와이번스전, 같은 팀 정대현이 같은 해 8월 26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기록했고, 올시즌 지난 5월 19일 롯데 자이언츠 박시영이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4개의 폭투를 범한 바 있다.
차우찬은 첫 타자 박세혁의 번트 타구를 잡아 3루로 던져 선행주자를 아웃시켜 1사 1,2루로 상대의 작전을 저지했다. 그러나 8번 정수빈 타석에서 초구 폭투를 범해 주자들이 한 루씩 진루했다. 이어 3구째 또다시 폭투가 나와 3루주자 김재호가 홈을 밟았다.
정수빈에게 볼넷을 허용한 차우찬은 대타 최주환 타석에서 3번째 폭투를 범해 1사 2,3루에 몰렸다. 최주환에게 좌전적시타를 얻어맞은 차우찬은 허경민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내주면서 3점째를 허용했다. 이어 호세 페르난데스 타석에서 4번째 폭투를 해 2사 2루에 몰렸다가 박건우를 삼진처리하고 겨우 이닝을 마쳤다.
폭투가 나오지 않았다면 실점을 줄일 수 있었던 상황. 하지만 포수 유강남이 폭투 4개를 모두 막지 못한 책임을 피하기도 어렵다. 포구 자세가 불안했고, 뒤로 흐른 공의 위치를 찾는데도 애를 먹었다. 페르난데스 타석에서 나온 폭투는 몸쪽 높은 공이었지만, 잡을 수도 있었던 상황.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은 LG로서는 폭투, 좀더 엄밀히 말해 포수의 블로킹이 큰 걱정거리로 떠오를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