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정규시즌 우승 만큼이나 흥미로운 타이틀 경쟁은 뭐가 있을까.
두산 베어스가 지난 26일 삼성 라이온즈를 꺾고 선두 SK 와이번스에 반 경기차로 다가서면서 정규시즌 1위 향방은 마지막 날(10월 1일) 두산과 NC 다이노스전에서 결정될 공산이 높아지고 있다. 두산과 SK를 각각 상대하는 팀들도 누구는 봐줄 수 없는 처지이기 때문에 베스트 멤버로 임한다는 자세다. 한화 이글스 한용덕 감독, LG 트윈스 류중일 감독이 이미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감독으로서는 상대 말고도 해당 선수들 처지도 감안해야 한다. 타이틀이 걸린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다. 시즌 막바지 그 주인을 아직 알 수 없는 개인 타이틀은 세이브, 평균자책점, 그리고 최다안타 부문이다.
세이브는 26일 현재 SK 하재훈이 35개로 선두다. 그러나 2위 LG 고우석과의 차이는 불과 1개. 두 팀 모두 4경기를 남겨놓아 고우석의 역전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두 선수 모두 컨디션은 나쁘지 않다. 하재훈은 지난 25일 삼성전에서 9회초 1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13일 만에 세이브를 추가했다. 고우석은 26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4-3으로 앞선 9회말에 마운드에 올라 볼넷 1개를 내주면서 무안타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추가했다. 세이브는 팀이 상황을 만들어주느냐가 중요한데, 이 부분을 지켜봐야 한다.
평균자책점은 두산 조쉬 린드블럼이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서 1위를 되찾을 수 있느냐로 관심이 모아진다. 평균자책점 2.29(2.291)를 마크하고 시즌을 마감한 KIA 타이거즈 양현종이 린드블럼의 마지막 경기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린드블럼은 28일 잠실에서 한화를 상대로 최종전 등판을 한다.
그가 평균자책점 1위를 탈환하기 위해서는 7⅓이닝 이상 던지고 무실점으로 막아야 한다. 만일 7⅓이닝 무실점에 성공하면 평균자책점이 2.38에서 2.29(2.288)로 낮아져 타이틀을 확정할 수 있다. 단 1자책점이라도 허용하면 연장 12회에도 마운데 올라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아야 하는데 사실상 불가능하다. 린드블럼이 이날 무실점 행진을 이어갈 경우 김태형 감독이 8회에도 린드블럼을 올릴 지 지켜볼 일이다.
만일 린드블럼이 평균자책점 1위를 확정하면 KBO리그 역사상 3번째로 다승, 평균자책점, 승률, 탈삼진 등 4관왕의 주인공이 된다. 이 기록은 선동열(1989~1991년)과 윤석민(2011년) 밖에 없다.
가장 흥미진진한 싸움은 최다안타 부문이다. 26일 현재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와 두산 외국인 타자 호세 페르난데스가 192개로 공동 선두다. 남은 경기는 두산이 3게임, 키움이 2게임이다. 페르난데스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페르난데스는 26일 삼성전까지 최근 3경기에서 연속 2안타를 뽑아내며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반면 이정후는 지난 24일 KIA전까지 치른 뒤 경기가 없어 이틀을 쉬었다. 타격감 측면에서도 페르난데스가 상승세다. 두 선수 모두 200안타에 이르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 페르난데스는 3경기서 8안타를 보태야 하고, 이정후의 경우 2경기에서 모두 4안타를 쳐야 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