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우아한 가' 임수향과 이장우, 배종옥이 자신들의 '인생작'임을 고백했다.
25일 서울 논현동 파티오나인에서는 MBN 드라맥스 드라마 '우아한 가(우아한 家)'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출연배우 임수향과 이장우, 배종옥이 참석했다.
'우아한 가'는 재계 1위 철옹성 재벌가 밑바닥에 숨겨진 끔찍한 비극을 두고, 이를 사이에 둔 진실공방전을 담은 미스터리 멜로다. 똘기 충만 미모의 재벌녀 모석희(임수향), 스펙은 없지만 심성은 진국인 변호사 허윤도(이장우), 판사 자리를 버리고 MC그룹 킹메이커가 '흑막' 한제국(배종옥)의 치열한 싸움이 벌어진다. 2%대를 기록하던 '우아한 가'의 시청률은 추석 연휴 직후 첫 방송인 7회에서 단숨에 4% 벽을 깨뜨리며 4.322%를 기록, MBN 드라마 역대 최고
임수향은 "처음 포상휴가 기준이 5%였다. 보내주실 맘이 없구나 생각했다"면서 "기대된다. 뜨거운 여름 땀흘리며 찍었다. 물놀이 하고 싶다"며 웃었다. 이장우는 "시청률 4.5%에 공약 걸었다. 최수종 선배님께 배운대로 봉사활동을 하겠다. 가능하면 선배님과 함께"라고 밝혔다. 배종옥은 "제작발표회 땐 질문도 별로 없고 관심 못받았다. 그런데 좋은 성과를 나오니 의미있고 좋다"면서 "포상휴가 갈 거다. 이미 스탭들 여권 다 준비됐다"고 분위기를 띄웠다.
세 배우가 꼽은 '우아한 가'의 흥행포인트는 절대권력 한제국의 카리스마과 빠른 스토리 전개다. 이장우는 "저희 어머니가 '한제국은 무서워서 욕을 못하겠다'고 하시더라"며 "2막은 그 대단한 한제국과 맞서싸우는 이야기"라고 기대감을 높였다.
배종옥은 "한제국이라는 절대 악에 맞서운 스토리가 탄탄하다"면서 "악의 축 한제국이 어떤 종말을 맞을지, 과거를 파헤치는 석희와 허변이 어떤 결과를 맞이할지 궁금하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수향도 "전개가 정말 빠르다. 대본 보고 저도 어질어질 했다"고 거들었다.
배종옥은 재벌의 오너리스크 관리팀 팀장이라는 한제국의 역할에 대해 "원래 남자 배역인데 여자인 제가 맡았다. 남자들 욕망의 세계 한복판에 여자가 모든 걸 휘두른다. 혹할 수밖에 없는 역할"이라고 웃었다. 이어 "유망한 판사 출신이 왜 음지의 흑막 역할에 만족하냐? 명분과 타당성이 필요하다"면서 "조직 사회에서 여자로서 넘을 수 없는 한계를 느꼈고, 정의롭지 못한 남자들의 세계에 맞게 힘을 보여주는 역할이다. 비틀린 욕망의 소유자라서 씁쓸하지만, 말하는 대로 이루어지니 통쾌할 때도 있다"고 덧붙였다.
인상적인 장면으로 임수향은 '피카소(물고기) 장례식'과 '구치소 가는 장면'을 꼽았다. 유니크하고 강렬한 현실 풍자에 카타르시스가 넘쳤다는 것. 또 "검사에겐 '쿨스톤 수의가 엄청 잘 받을 거다. 난 예쁘니까' 말한 뒤 차 속에선 손을 벌벌 떤다. 센척하지만 속으로는 무서운 현실을 감당하는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배종옥은 "현장에선 임수향과 이야기도 거의 안하고, 이제 이장우가 극중에서 자신을 배신한만큼 그와도 말을 안한다. 극중 밸런스에 집중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임수향은 "절 싫어하시는 줄 알았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특히 배종옥은 지난 '60일, 지정생존자'의 윤찬영과 한제국의 유사성에 대해 "한국 드라마 속 '도시적 여자' 이미지를 처음 만든 배우가 저라도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정이 있을 수도 없을수도 있지만, 주체적이고 자아를 중요시하는 캐릭터"라며 "그래서 그런 역할이 제게 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장우는 "한제국도 모석희도 가진 무기가 많은데, 제겐 없다. 그래서 전 인간미를 보여드리려고 노력중"이라며 "두 사람 사이에서 선을 타기가 쉽지 않다"고 혀를 찼다.
임수향은 '똘기충만 섹시 재벌녀'라는 특성에 대해 "섹시함을 보여주려는 의도는 없었다. 캐릭터의 행동이 섹시하다. 미국에서 온 설정상 탱크톱을 자주 입거나, TPO에 맞추지 않는 개방적인 마인드와 의외성 덕분"이라며 웃었다. 또 "주위에서 '다음회 내놔라, 스포 좀 해보라' 난리다. 특히 추석 이후로 그렇다. 입소문이 많이 난 것 같다"면서 "지금까지 한 작품중에 가장 어렵다. 말과 행동이 너무 센 캐릭터라 고민이 많았는데, 이 정도면 성공한 도전인 것 같다"고 자부심을 표했다.
이장우도 "사실 1% 나오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11시 드라마라서 친구들은 다 보던 중에 자더라"면서 "추석 때 재방송을 많이 보고, VOD도 1등한다고 하더라. 연휴에 오히려 드라마에 힘이 붙은 것 같다"며 거들었다.
반면 배종옥은 "원래 잘될 때는 모든 게 다 호재고, 안될땐 다 악재다. 추석 앞두고 결방한다길래 '시청률 오르고 있었는데 떨어지면 어쩌나' 걱정했다"면서 "저희 드라마가 좋은 기운을 이미 탄 거 같으니, 전 시청률 9%를 기대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이어 '바보 같은 사랑' 첫화가 1.4%였다. 기대감 없는 배우들의 만남이라는 혹평이 쏟아졌다"면서 "끝날 때는 8% 넘겼다. 그 이후로 전 시청률이 중요하지 않다. 아마 '우아한 가'는 '바보 같은 사랑' 이후 제겐 가장 중요한 작품"이라고 극찬했다.
임수향은 "한 작품 할 때마다 수명이 2년쯤 줄어드는 느낌인데, 맨날 오디션 보러다니고 '제발 저 좀 써주세요' 하던 시절보다는 작품하는게 훨씬 행복하다"며 "'강남미인' 소심녀 강미래였는데, 요즘은 '저기 석희다' 해주셔서 너무 좋다"고 만족해했다.
향후 관전 포인트에 대해 임수향과 이장우는 "멜로가 초점은 아니다. 바라만 봐도 로맨스"라며 조심스러워했다. 배종옥은 "제가 왕회장의 친딸? 그런 막장극은 아니다"라며 "허윤도에게 인간미와 애정을 느낀다. 그런데 배신한다. 인간사가 그런 법"이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세 사람은 "가족들의 어마어마한 비밀이 하나씩 드러난다", "악의 축 한제국이 어떻게 될까 궁금하지 않냐"며 앞으로도 본방 사수를 당부했다.
MBN 드라마 '우아한 가' 9회는 25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