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정에서 모터 성능의 비중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모터가 받쳐줘야만 선수들이 제 기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선수의 기량 중에서 가장 우선 순위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스타트 능력이다. 경정은 대부분 1턴 마크에서 승패의 향방이 결정되기 때문에 1턴 전개를 유리하게 가져가기 위해서는 그 누구보다도 스타트를 빨리 끊어가야 하는 것이 필수이다. 그렇기 때문에 선수들은 스타트를 끌어올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고 해가 갈수록 선수들의 평균 스타트 능력도 향상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일에 명암이 있듯이 선수들이 한계치에 가까운 스타트를 끊을수록 그만큼 플라잉(사전 출발)의 위험도 높아진다는 점이다.
스타트는 0초부터 1초 사이에 스타트 라인을 통과해야 하는데 0초보다 먼저 스타트 라인을 통과할 경우를 플라잉(F·사전 출발)이라 한다. 플라잉은 선수 본인뿐만 아니라 경륜경정총괄본부에도 막대한 손해를 미친다. 플라잉 위반 선수에 관한 주권을 전부 환불해야 하고 선수도 강력한 제재를 받게 된다.
이러한 플라잉 위반이 최근 들어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 35회차에서는 한창 잘나가던 이진우(13기)가 19일 목요 3경주에서 플라잉 위반을 했고 33회차 11일 수요 9경주에서는 이승일(5기)이, 32회차 5일 목요 6경주와 10경주에서 윤영근(1기)과 김도환(5기)이 각각 한 차례씩 플라잉 위반을 했다. 거의 매회차마다 플라잉 위반자가 나오는 셈이다. 특히, 이진우나 이승일, 윤영근 등 대부분 최근 기세가 서서히 올라오고 있던 선수들이었기 때문에 플라잉이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이처럼 최근에 심심치 않게 플라잉이 나오고 있는 이유는 아무래도 날씨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겠다. 이제는 아침, 저녁으로 확연히 쌀쌀하게 느껴지는 가을 날씨라 수온이 전반적으로 낮아졌기 때문에 무더운 여름철과는 달리 전체적인 경주의 스피드가 다소 올라간 상태이다. 때문에 평소처럼 스타트를 끊어간다면 생각보다 빨리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 들어 스타트 할 때 강한 등바람이 심심치 않게 불어오는 경우도 있는 만큼 바람의 영향까지 겹쳐진다면 더욱 스타트 하기가 쉽지 않겠다.
이런 분위기에서는 플라잉 유예기간에 걸려 있는 선수들의 경우 더욱 부담감을 가질 수밖에 없겠다. 플라잉 유예기간 또는 제제 기간이라 불리는 방식은 쉽게 말해 플라잉을 한 날부터 2년 동안의 유예기간을 두고 그동안 위반을 하지 않으면 소멸되지만 2년 안에 다시 플라잉을 하게 된다면 자동으로 주선보류 1회가 추가되는 상당히 엄한 제재이다. 전반기에는 우진수와 이창규, 한성근, 하서우, 박민영, 한준희가 플라잉 누적으로 주선보류를 받았고 후반기도 벌써 임정택과 이진우가 누적 위반으로 주선보류가 예약된 상태이다.
때문에 전문가들도 이렇게 플라잉 위반자가 자주 나올 경우에는 아무래도 유예기간에 걸려 있는 선수들이 상당한 부담감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적극적인 스타트 승부를 피할 수 있어 베팅 시 이점을 반드시 참고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