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올 시즌 K리그1은 셋으로 갈렸다. 울산-전북의 역대급 우승경쟁, 경(남)-제(주)-인(천)의 치열한 강등전쟁, 그리고 상위 스플릿을 향한 중위권 싸움이다.
30라운드가 지난 올 시즌 K리그1은 1차 분기점인 스플릿라운드까지 3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K리그1은 33경기를 마친 뒤 '윗물'과 '아랫물'로 나뉜다. 33라운드까지 1~6위에 포진한 팀은 '윗물'인 상위 스플릿에서 우승 타이틀(1위)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2~3위)을 다툰다. 반면 7~12위 팀들은 '아랫물' 하위 스플릿에서 강등권(11~12위) 탈출이라는 생존경쟁의 장에 내던져진다.
당연히 각 팀의 1차 목표는 상위 스플릿 진출이다. 매년 뜨거웠던 6강 싸움은 올 시즌 더욱 치열해졌다. 전북(승점 63), 울산(승점 60)에 이어 서울(승점 50)이 일단 그룹A행을 확정지었다. 나머지 3장을 두고 4위 강원(승점 45)부터 9위 성남(승점 35)까지 6팀이 3개의 자리를 두고 치열한 싸움을 펼쳐야 한다. 경쟁률 2대1. 특히 상위 스플릿의 마지노선인 6위 싸움이 치열하다. 6위 수원(37골)을 시작으로, 7위 상주(36골·이상 승점 40), 8위 포항(승점 39)이 촘촘하게 붙어있다.
피튀기는 상위 스플릿 싸움, 태풍의 눈은 단연 포항이다. 포항은 최근 4경기에서 승점 10(3승1무)을 챙겼다. 산술적으로만 가능하다고 했던 상위 스플릿행을 서서히 현실로 만들고 있다. 수원이 최근 2경기 연속 무승부, 상주가 4경기 무승(2무2패)으로 주춤하며, 역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실리를 택한 포항 김기동 감독의 승부수가 맞아 떨어지고 있다. 공격력이 뛰어난 '신예' 이수빈을 과감히 제외하고 수비력과 기동력이 좋은 최영준-정재용을 중원에 포진시켰다. 이수빈의 공격력은 아쉽지만, 승점을 쌓기 위해서는 일단 수비를 안정시키는 것이 먼저였다. 포항은 최근 3경기에서 단 1골만 내주는 '짠물' 수비를 과시하고 있다.
후방이 안정되자 공격도 힘을 받았다. 특히 외인들의 활약이 빛났다. 기복이 심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완델손은 최근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25일 인천과의 27라운드에서 혼자 3골-2도움을 올리며 K리그 역대 한경기 최다 공격포인트 기록을 세운 완델손은 최근 8경기에서 8골을 기록 중이다. 부상으로 제 몫을 하지 못했던 팔로세비치도 공격형 미드필더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고, 일류첸코도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 심동운이 제대하며, 공격 옵션이 더욱 다양해졌다. 부상자들마저 복귀한 포항은 이광혁 송민규 허용준 하승운 등이 2선에 대기하며 어느 팀에도 밀리지 않는 라인업을 구축했다. 과연 포항이 마지막 극적인 뒤집기로 명가의 자존심을 세울 수 있을지, 24일 홈에서 펼쳐지는 제주와의 31라운드에 관심이 모아진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