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책읽어드립니다' 전현무가 "'알쓸신잡' 유희열보다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23일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는 tvN 'TV로 읽는 독서 수다-책 읽어드립니다(이하 '책 읽어드립니다')'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역사 강사 설민석과 MC 전현무, 배우 문가영, 제작진을 대표해 정민식PD가 자리했다.
'책 읽어드립니다'는 쌓아만 두고 읽지 못한 스테디셀러들을 알기 쉽게 풀어주는 프로그램이다. '어쩌다 어른'의 정민식 PD와 '국민 역사 선생님' 설민석이 의기투합했다. 언론고시 능력자 전현무와 음유시인 이적, 책덕후 배우 문가영이 시청자들을 위한 안내자로 나선다.
정민식 PD는 "'어쩌다어른'을 4년 하면서 설민석 씨의 재미난 화술로 좋은 책의 내용을 전달하면 어떨까 싶었다"면서 "방송시간은 1시간이다. 책 속 지식의 일부라도 시청자들이 가져가시면 어떠냐"며 웃었다.
전현무는 "요즘 설민석과 세트로 다니고 있다. '선을넘는녀석들(선녀들)'에 이어 또 파트너 호흡을 맞추게 됐다"면서 "전생에 사귀었던 게 아닐까 싶다. 이제 눈빛만 봐도 아는 사이가 됐다. 방송을 떠나 사람으로서도 잘 맞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성주에게 안정환이 있다면, 전현무에겐 설민석이 있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설민석도 "워낙 잘 맞고 같이 다니다 보니 둘이 스캔들 나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화답했다.
첫 예능에 도전하는 문가영은 "책을 너무 좋아하다보니 걱정보다 즐거움이 더 컸다. 매 녹화시간이 귀중하고 즐겁다"며 미소지었다.
정민식 PD는 과거 '김미경쇼'와 '어쩌다 어른' 등 교양 예능을 잇따라 연출해왔다. 그는 "가장 큰 차별점은 대한민국 최고 이야기꾼인 설민석이, 쉽고 재미있게 책을 읽어준다는 것"이라며 미소지었다. 책의 정답은 저자의 생각이다. 하지만 지금 시대는 정답 아닌 견해의 시대다. 이야기를 듣고, 각자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이어 "방송 시간은 1시간밖에 안된다. 그런데 1화의 '사피엔스'만 해도 635쪽 짜리 책이다. 그렇다고 2회로 나누면 밀도가 많이 떨어질 것"이라며 "쉽게 설명드리는 거지, 모든 책의 내용을 전달하고 안 사봐도 된다는 목적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상업적 변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자문위원이 누구인지도 공개되지 않고, 출판사나 유통업체와도 정보 공유를 하지 않는다"면서 "사심 없이 공정성을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설민석은 "전 가르치러 나온 게 아니다. 오로지 책을 먼저 읽은, 책선배의 역할로 임할 것"이라며 "주제에 맞는 전문가분들이 등장해 지식을 설명할 예정이다. 전 그 견해를 쉽게 재미있게 전달할 뿐"이라는 입장을 전했했다. 이어 "교양 방송에 전현무 이적이 예능맛을 첨가한다. '선을넘는녀석들'보다는 깊이 있고, '알쓸신잡'보다는 말랑말랑한 방송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문가영에 대해서도 "제 나이 절반도 안되는 친구인데, 아버지 같은 분들 사이에서 기죽지 않고 자기 의견을 전달하더라. 어리지만 배울점 많은 친구"라고 칭찬했다. 이어 "24년간 학생들을 가르쳤다. 읽는 속도는 느린데, 한 문장에 꽂히면 많은 것들이 생각난다"면서 "과거 제가 읽었던 지식과 버무려 재미있고 신선하게 들려드릴 것"이라고 약속했다.
전현무는 언론고시 능력자이자 '문제적남자'에서도 밀리지 않는 뇌섹남이다. 하지만 그는 "전 책을 읽지 않은 대다수의 시청자를 대변한다. 우리만의 독서토론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절대 미리 읽고 오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한회 보고 나면 읽은 정도는 아니고, 그 속의 이야기를 안다고 얘기할 정도는 될 것"이라며 "다들 관심이 있어 사놓고 안 읽는 책들 있지 않냐"며 공감을 불렀다.
전현무는 '책읽어드립니다' 속 자신의 역할에 대해 "'알쓸신잡' 유희열과 큰 차이는 없겠지만, 단언컨대 내가 좀더 나을 것"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유희열은 너무 듣기만 한다. 철저한 리스너다. 보면서 '저러지 말자' 생각했다. 전 반론도 하고, 토론에 개입도 한다"면서 "제 목표는 '알쓸신잡' 유희열보다는 나아보이자! 유희열을 넘어서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민식 PD는 "지금 이순간은 우리에겐 인생에게 가장 어른인 날이자, 앞으로의 미래에서 가장 막내인 날"이라며 "제가 공부할 때는 바로 지금인 것 같다"며 미소지었다. 명분과 시청률 중 하나만 잡아야한다면 명분을 잡고 싶다는 속내도 드러냈다.
전현무도 "전 주입식 교육의 피해자다. 어디서 들어본 듯한 지식인데 머리에 남은게 하나도 없다"며 "이런 프로그램이 제겐 공부하는 기회"라고 거들었다.
추천도서로 전현무는 그림 에세이 '1cm', 문가영은 '명상록', 설민석은 '그리스인 조르바', 정민식 PD는 '심연'을 꼬았다.
설민석은 제작발표회 말미 "전 책 잘 읽어주는 예쁜 형님이 되고 싶다. 인문학 소외자나 어린이도 좋다. 최대한 쉽고 재밌게 설명하겠다. 독서 대중화는 곧 생존을 위한 노력"이라며 사명감을 드러냈다.
'책 읽어드립니다'는 tvN이 새롭게 기획한 '인사이트(Insight)' 예능의 첫 방송이다. tvN은 '책 읽어드립니다'와 '시프트(Shift)' 등을 통해 분야와 장르에 구애받지 않는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
tvN '책 읽어드립니다'는 오는 24일 오후 8시 10분 첫 방송을 시작으로 매주 화요일 방송된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