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교체 외국인 투수 벤 라이블리(28)가 잔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라이블리는 2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원정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해 7이닝 7피안타 6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시즌 4승째(4패), 평균자책점은 3.78로 낮췄다. FIP(수비무관 방어율)는 3.01로 더 좋다.
8경기에서 4승. 벌써 퇴출된 두 외국인 투수 덱 맥과이어(21경기 4승8패), 저스틴 헤일리(19경기 5승8패)에 육박했다. 이 정도 페이스라면 김한수 감독 재임 시절 단 한번도 없었던 외국인투수 10승 부활이 가능하다.
다소 기복이 있지만 강력하고 시원시원하다. 현재까지 재계약 전망은 '맑음'이다. 해결 과제도 있지만 긍정적인 측면이 더 많다.
▶공격적+적응+스태미너
라이블리는 템포가 짧고 공격적이다. 스트라이크 비율이 무려 71.9%에 달한다. 페이스가 좋을 때는 수비와 타선 집중력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내야수 박계범은 "라이블리의 빠르고 공격적인 투구가 수비 집중력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다보니 선발 투수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인 이닝 이터로서의 향기가 풍긴다. 라이블리의 이닝당 평균 투구수는 14.8구, 평균 소화 이닝은 6이닝이다. 9이닝 당 탈삼진은 9.72, 볼넷 비율도 4.91로 강력하다. 100구 가까이 가도 구위가 떨어지지 않는 모습도 긍정적이다. 61~75구 피안타율이 0.115, 76~90구 0.200, 91~105구 0.136이다.
초반 어려움을 겪었던 마운드, 스트라이크존, 좌타자 적응도 마쳤다. 21일 승리 후 그는 "마운드 느낌과 스트라이크 존도 달랐지만 이제는 적응했다"고 설명했다. 초반에 비해 좌타자 약점도 투심과 체인지업을 던지며 빠르게 극복해가고 있다. 좌타자 상대 타율을 0.247(우타자 0.217)까지 낮췄다.
▶상위팀+집중타+퀵모션
라이블리에 대한 우려의 시선은 '기복'이다. 8경기 중 공교롭게도 승리한 4경기는 모두 하위팀을 상대로 펼친 완벽투였다. 롯데전 6이닝 무실점, 한화전 완봉승, KT와 2경기 2승, 0.60으로 언터처블이었다. 반면, 상위팀을 상대로는 4전 전패로 고전했다. 키움전 2이닝 9실점(40.50) 1패, SK전 2패 4.50, NC전 1패, 7.50이었다. 그래도 SK와 두번째 만남에서는 7이닝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는 삼성으로선 상위팀을 잡는 에이스가 필요하다. 강팀에도 강한 투수라는 점을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
집중타를 허용하는 부분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공격적이고 템포가 빠른 만큼 당일 제구와 구위, 스트라이크존에 따라 상대의 공격적 대처에 무너지는 경우가 있다. 살짝 다혈질적 기질도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위기에서 변화구를 다양하게 섞어가면서 이런 문제를 스스로 개선해가고 있다. 스스로도 "위기 상황에서 투구 템포가 빨라지고 직구 비중이 높았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빠르지 않은 퀵모션도 타이트한 상황에서 우려되는 부분이다. 도루저지율이 14.3%에 불과하다. 키킹을 하고 던지는 스타일이라 스타트를 빼앗기는 경우가 많다. 21일에도 KT의 빠른 주자 김민혁과 심우준은 나갈 때마다 도루를 시도했고 3개를 성공시켰다. 포수가 아닌 투수 탓이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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