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JTBC 제작 음악 프로그램이 제대로 수익을 분배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JTBC는 이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공정한 음악생태계 조성을 위한 연대모임(이하 음악연대)은 19일 서울 은평구 서울음악창작지원센터 리허설 스튜디오에서 JTBC를 포함한 방송사들의 음악프로그램 수익 분배에 대한 불공정 관행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음악연대는 JTBC가 '투유프로젝트 슈가맨2(이하 슈가맨2)'가 출연 아티스트의 음원 제작비와 수익을 편취했다고 주장했다.
멜로망스와 소속사는 2017년 12월 1일 '슈가맨2' 출연제의를 받고 구두로 참여 결정을 했다. 2018년 1월 녹화 이후 멜로망스 측은 JTBC로부터 계약서 초안과 수정안을 받아 3월 계약을 완료했다. 그러나 5~6월 정산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JTBC 담당자는 "모든 방송사가 다 이런 식으로 한다"고 말했다. 그러다 2018년 8월 처음 약속과 다른 계약서 초안을 JTBC로부터 넘겨받았다. 계약서에는 음원 수익 배분이 달라져 있었음은 물론 JTBC가 마스터 권리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음원 제작 또한 멜로망스와 소속사가 맡았지만 원곡 저작권도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멜로망스 소속사 측은 "JTBC에 8차례 정산을 요청했다. '수익이 많이 나서 고맙지만 투자금액을 변제 못해 돈을 줄 수 없다'며 차일피일 미뤘다. 정산서도 받지 못했다. 올해 7월에 참다못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하니 그제서야 정산을 해주겠다는 식의 태도를 보이며 이미지 훼손을 걱정했다. 새로운 계약서를 받아들일지를 결정하면 되지만 그보다 한 개인의 피해를 넘어 이번 사건을 계기로 방송사의 불공정한 음원 수익 편취 상황이 알려지고 개선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토로했다.
음악연대에 따르면 피해를 본 것은 멜로망스 하나 뿐이 아니다. JTBC 다른 음악프로그램인 '싱포유'의 경우에도 MC를 비롯한 출연자 출연료가 미지급 됐고, 방송 후 유통되는 음원 등에 대한 제작비나 수익 정산도 이행되지 않았다.
음악연대는 "피해를 본 멜로망스의 '유(YOU)'는 발매 당시 음원사이트 월간 차트 1위를 기록할 만큼 큰 성공을 거두며 현재까지 1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기록한 히트곡이다. 그러나 JTBC는 애초 계약과 다른 주장을 하며 1년이 넘도록 수익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은 단순히 특정 방송사와 뮤지션 혹은 음원 제작자 간의 문제만으로 볼 수 없다. 방송사란 지위를 위해 음악 창작자를 수익창출을 위한 도구 정도로 밖에 생각하지 않는 것이 밝혀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음악연대는 JTBC 측에 공개사과, 자사 음악프로그램에 대한 전수조사, 대안과 방지대책 제시 등을 공개 요구했다. 이와 함께 공정거래위원회에 정식으로 신고를 접수했다. 다만 민형사상 소송은 JTBC의 추후 협상 태도를 보고 결정하기로 했다.
이에 JTBC 측도 공식사과했다.
JTBC는 19일 "지난해 방송된 '슈가맨2'를 비롯한 음악 프로그램의 일부 음원 정산작업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뮤지션을 비롯한 관계자들과 시청자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 드린다. 실무 담당자가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해 음원을 제공한 뮤지션과 기획사에 피해가 발생했다. 그동안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기획사와 대화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JTBC의 노력이 충분하지 않았음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안을 계기로 JTBC는 지금까지 제작한 음악 프로그램의 정산작업 전반을 점검하겠다. 필요하다면 외부 전문가를 참여시키겠다. 체계적인 시스템을 마련하겠다. 피해를 입은 뮤지션과 기획사에 대해서는 적절히 보상하겠다. 이를 위해 해당 뮤지션 측과 충분히 대화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음원시장의 선순환에 기여하는 방송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앞으로 더욱 수준 높은 음악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가겠다"고 덧붙였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