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K3리그(4부) 소속 화성 FC가 FA컵 준결승전에서도 이변을 일으켰다.
18일 오후 7시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의 2019년 KEB하나은행 FA컵 준결승 1차전에서 전반 문준호의 선제결승골을 끝까지 지켜내며 1대0 승리를 따냈다. 10월 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2차전에서 패하지 않으면 구단 최초이자 4부팀 최초 FA컵 결승에 오르는 기적을 만든다.
반면, 수원은 준결승에 오른 팀 중 단연 돋보이는 전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상위 스플릿과 함께 꼭 잡고자 했던 FA컵 토끼를 놓칠 위기에 놓였다. 2차전에서 대역전극을 노려봐야 한다.
어느 팀이 4부이고, 어느 팀이 1부인지 분간이 되지 않을 정도로 경기 내내 화성이 인상적인 퍼포먼스를 펼쳤다.
전반 15분 K리그 득점왕 출신 유병수의 중거리 슛을 시작으로 빠른 템포의 공격으로 수원의 주전급 수비진을 당황케 했다.
19분 슈팅으로 예열을 마친 문준호는 24분 기어이 '사고'를 쳤다. 전보훈과의 2대1 패스를 통해 슈팅 기회를 잡은 그는 골문 우측 상단을 노린 감아차기로 시원스레 골망을 갈랐다.
문준호는 2016년 수원 삼성에 입단해 빛을 보지 못했던 선수. FC 안양 임대를 거쳐 빅버드를 떠나야 했던 그는 화성 유니폼을 입고 보란듯 친정팀에 비수를 꽂았다.
화성은 전반 6분과 39분 각각 홍성희와 박승렬이 부상으로 교체아웃되는 불운을 겪고도 끝까지 흔들리지 않았다.
수원 이임생 감독은 "침착한 경기 운영"을 선수들에게 주문한다고 했으나, 침착한 쪽은 오히려 화성이었다. 데얀 타가트 안토니스로 공격 삼각편대를 꾸렸지만, 이렇다 할 찬스를 만들지 못한 채 전전긍긍했다.
후반 투입된 한의권과 염기훈이 차이를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하지만 한의권의 결정적인 슛은 상대 골키퍼 이시환에게 막혔다. 수원은 오히려 역습 상황에서 상대에게 득점 찬스를 허용하는 불안한 모습을 연출했다.
수원은 이날 경기 포함 최근 4경기에서 1골에 그친 빈공에 결국 발목잡혔다. 수원이 준결승 1차전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화성=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