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스포츠조선 한만성 통신원]"쉰다고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 같다. 몸이 빨리 앞으로 쏠린다"
LA 다저스 류현진이 최근 부진에 답답함을 숨기지 못했다. 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전에 선발 등판한 류현진은 4⅓이닝 6안타 5탈삼진 4볼넷 3실점 '노 디시전'을 기록하며 물러났다. 최근 4경기 연속 3실점 이상, 3경기 연속 5이닝 이하 강판된 류현진은 8월 12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7이닝 무실점) 12승 수확 이후 4경기 연속 시즌 13승에 실패했다.
지난달까지 1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한 류현진은 콜로라도전까지 포함해 2.45까지 치솟았다. 누구보다 답답한 것은 선수 자신이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를 준비하며 릭 허니컷 투수코치와 면담, 투구폼 교정, 평소 하지 않는 불펜 피칭까지 했지만 사슬을 끊지 못했다. 야구 선수가 된 이후 이런 부진은 처음이라는 게 류현진의 설명이다. 다음은 경기 후 류현진과의 일문일답.
-릭 허니컷 투수 코치와 영상 분석을 했다고 들었다. 어떤 부분을 분석했나.
▶투구폼을 손 봤다. 발 각도가 낮아지고 밸런스가 안 좋아져서 그런 부분을 맞추려고 신경쓰고 있다.
-오늘 경기에서 특별히 신경쓴 부분이 있었나.
▶초반에 많은 신경을 썼다. 그런데 그리 완벽하지는 않았다. 계속해서 신경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진이 4경기째 이어지지고 있는데,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나.
▶투구 밸런스다. 지금 밸런스가 낮다 보니까 제구도 잘 안 되는 거 같다. 원래는 가장 잘 던질 수 있는 공인 체인지업이 제구가 안되고 있다. 빨리 바로잡아야 한다.
-밸런스라는 단어를 강조하는데, 구체적으로 설명해줄 수 있나.
▶중심 이동이다. 계속해서 몸이 빨리 앞으로 쏠리는 느낌이 있다. 비디오로 계속 확인하면서 시즌 초반과 비교해 고쳐나가야 한다.
-피로도가 쌓였을 수도 있을 거 같은데 휴식이 필요하다고 느끼지는 않나.
▶아니다. 쉰다고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 같다. 어차피 내일이 쉬는 날이라 하루 더 준비할 기간이 있다. 캐치볼 할 때부터 신경 써서 하면 좋아지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투구하다가 넘어지는 장면이 있었는데 괜찮은 건가.
▶(고개를 끄덕이며) 땅을 잘못 밟았다.
-상대 타선이 한두 번 돌고 난 후에 공이 예리하지 못한 부분이 있는 것 같은데.
▶맞는 말이다. 좋을 때는 잘 맞은 타구도 정면으로 가는데, 요즘에는 빗맞은 타구도 안타가 된다는 자체가 좋지 않다. 타자들이 기분 좋게 점수도 많이 내줬는데, 선발투수로서 투구수도 많아지면서 어려움이 있었다.
-5회 강판 상황에서 좌타자 2명이 연달아 대기하고 있었다. 더 던지고 싶은 마음은 없었나.
▶내가 던지고 싶다고 해서 계속 던질 수 있는 게 아니다.
-지난해 101이닝을 소화했는데, 올해는 벌써 167이닝이다. 메이저리그 첫해 이후 가장 많이 던졌다. 많은 이닝이 영향을 주는 건 아닌가.
▶그런 건 아닌 거 같다. 시즌 초반과 비교해 제구가 잘 안 맞아떨어지고 있다. 제구가 안 되니까 투구수도 많아지고 있다. 체인지업도 확실히 제구가 안 되고 있다. 그런 부분을 없애야 한다.
-결국 중요한 건 10월이다. 그때까지 경기력을 다시 끌어 올려야 할 텐데.
▶계속 노력해야한다. 열심히 계속 할 생각이다. 앞으로 남은 경기가 있다. 다시 준비해야 한다.
-지금까지 야구하면서 이런 슬럼프를 겪은 적이 있나.
▶처음이다.
-오늘 경기를 앞두고 꽤 이례적으로 불펜 피칭을 했다. 다음 등판 전에도 또 할 생각인가.
▶조금씩 할 생각이다. 이번 등판 전에 한 피칭도 완전한 불펜 피칭은 아니었다. 포수를 앞에 두고 던진 건데, 그런 식으로 또 할 것 같다.LA=한만성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