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벤투호의 최종 목적지는 2022년 카타르월드컵이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16강 실패 후 새로운 4년을 보낼 수장을 찾은 한국축구는 파울루 벤투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벤투 감독의 계약기간은 3년4개월+1년, 정확히 카타르월드컵까지다. 당연히 벤투호의 시계도 카타르월드컵에 맞춰져 있다.
벤투 감독은 부임하자마자 점진적인 세대교체를 시작했다. 팀의 주역으로 떠오른 손흥민(토트넘) 이재성(홀슈타인 킬) 황의조(보르도), 이른바 '92세대'를 중심으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금메달 주역들을 대거 대표팀에 발탁했다. 1996년생 동갑내기 황인범(밴쿠버) 황희찬(잘츠부르크) 김민재(베이징 궈안)이 대표팀의 주축으로 자리매김했다. 여기에 1997년생 백승호(다름슈타트)에 이어 2001년생 '한국축구의 희망' 이강인(발렌시아)까지 더해졌다.
카타르행 여정의 시작인 투르크메니스탄과의 아시아지역 2차예선 첫 경기 명단을 보면 30대는 이 용(33·전북) 김신욱(31·상하이 선화) 김보경 김태환(이상 울산) 정우영(알사드·이상 30) 단 네 명 뿐이다. 나머지 스쿼드는 3년 뒤 카타르월드컵에서 절정의 기량을 과시할 20대 초중반 선수들로 이루어졌다. 대표팀 25인의 평균 나이는 25.6세, 특히 핵심인 허리진의 나이는 24.5세다. 러시아월드컵 당시 평균연령(27.8세)보다 비교해 많이 젊어졌다. 비교적 연령대가 높은 골키퍼와 중앙 수비진 역시 평균 나이 27.3세, 26세에 불과하다. 물론 이동경(22·울산) 같은 깜짝 발탁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벤투 감독은 이들을 중심으로 예선을 넘어 본선까지 치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고민은 역시 풀백이다. 이 용 김태환 홍 철(29·수원) 김진수(27·전북)의 평균나이는 29.7세로, 모든 포지션 중 가장 연령대가 높다. 물론 현재는 이들이 최선의 선택이지만, 카타르월드컵 본선이 펼쳐지는 3년 뒤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갈수록 빨라지고, 갈수록 측면을 중시하는 현대축구에서 풀백은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들이 3년 뒤에도 경쟁력을 유지한다면 좋겠지만, 신체 능력이 저하되는만큼 아무래도 속도면에서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문제는 이들을 대체할 자원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그나마 오른쪽은 김문환(23·부산) 카드가 있다. 윙어였던 김문환은 측면 수비수로 변신에 성공했다. 부상으로 이번 명단에 제외됐지만 벤투 감독의 신임을 얻고 있다. 하지만 김문환 외에 눈에 띄는 젊은 선수들이 보이지 않는다. 왼쪽은 더 암울하다. 후보군 자체가 없다. 22세 이하 대표팀도 왼쪽 풀백을 찾지 못해 병역혜택을 받은 김진야(21·인천)를 다시 뽑았을 정도다.
앞서 언급한대로 벤투호의 목표는 카타르월드컵이다. 세대교체를 통해 만든 스쿼드를 성장시킴과 동시에 드러난 약점을 해결해야 한다. 벤투 감독은 10일(한국시각) 부터 시작되는 2차예선 동안 새로운 풀백 후보를 찾을 필요가 있다. 자원이 없다면, 기존의 선수들 중 포지션 변화를 통한 해법도 고려해야 한다. 최종예선 티켓과 함께 벤투 감독에게 주어진 숙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