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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전 아닌데…' 특이 케이스 상주-대구전, 왜 직관러를 부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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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2506명. 올 시즌 상주 상무 홈 14경기 평균 관중수다. K리그1(1부 리그) 12개 팀 가운데 최하위다. 그럴 법도 한 것이 지난달 행정안전부의 발표에 따르면 상주시 인구는 총 9만9637명이다. 소도시 상주에서 열리는 K리그 경기에서 수 천 관중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올 시즌 특이 케이스가 있다. 바로 대구FC와의 대결이다.

지난 1일 열린 대구전에는 2968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앞서 7월 열린 대결에도 3323명이 응원전에 나섰다. 두 경기 평균 관중은 3146명(반올림 수치). 올 시즌 상주의 홈 평균 관중수를 훌쩍 뛰어 넘는 수치다. 소위 말하는 '라이벌 매치'도 아닌데 '직관러'(직접 경기장을 찾는 관중)를 부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지리적 이점 때문이다. 대구의 홈인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상주의 홈인 상주시민운동장까지 약 1시간20분 걸린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든, 자동차를 이용하든 오차 범위는 크지 않다.

상주 관계자는 "우리 팀 팬들도 그렇지만, 대구 팬들도 한 시간여 거리는 크게 부담스러워하지 않으시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대구 관계자는 "이번 경기를 위해 구단에서 운영한 구단 버스는 두 대였다. 하지만 대구에서 상주가 가깝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응원 온 분들이 많다. 300명 이상은 되는 것 같다. 지난해는 울산 현대 경기에 가장 많은 원정 팬이 몰렸는데, 올해는 상주 원정 팬이 가장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올 시즌 두 팀의 대결은 팬들의 관심을 부른다. 흥미진진하다. 5월 열린 첫 번째 대결에서는 후반 38분 터진 정승원의 결승골을 앞세워 대구가 1대0으로 승리했다. 7월 펼쳐진 두 번째 대결에서는 상주가 승리했다. 세 번째 대결에서는 1대1 무승부를 기록, 두 팀의 전적을 1승1무1패로 맞췄다.

그라운드 위 팽팽한 대결만큼이나 경기 뒤 팬서비스도 특별했다. 양 팀 선수들은 팬들의 사인과 사진 촬영 요청에 흔쾌히 응했다. 응원팀은 중요하지 않았다. 상주 팬들도 대구 선수단에 사인을 받았고, 대구 팬들도 상주 선수단과 사진을 찍었다. 기나긴 퇴근길이 이어졌다. 대구 관계자는 "사인회만 30분 이상 지속된 것 같다. 하지만 팬들도 멀리까지 와주신 만큼 선수들도 감사함을 표하는 것이 맞다"고 전했다. 상주 관계자 역시 "팬들의 사인과 사진 요청에 응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K리그는 올 시즌 연일 흥행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지난달 17일 K리그1과 K리그2(2부 리그) 모두 지난해 총 관중을 넘어섰다. 요인은 복합적이다. 하지만 상주-대구 케이스에서 보듯 지리적 인접성, 흥미로운 경기력, 팬친화 정책은 관중 증대에 도움이 되는 요소임을 알 수 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