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1점 차 살떨리는 승부. 경기 흐름을 완전히 바꿀 수도 있었던 상황에서 심판의 오심이 나왔다.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6회말 두산 공격때 상황이 벌어졌다. 이날 경기는 중반까지 팽팽한 투수전 양상으로 전개됐다. 키움이 1회초 두산 선발 세스 후랭코프로부터 먼저 1점은 뽑았지만, 이후 추가점을 내지 못하는 상황. 두산 역시 키움 선발 이승호에게 막혀 1점도 얻기 힘든 공격이 이어졌다.
그러던 6회말. 두산이 이승호를 상대로 어렵게 선두타자 출루 찬스를 잡았다. 선두타자로 나선 정수빈의 타구가 투수 맞고 유격수 방면 내야 안타가 되면서 1루 베이스를 밟았다. 다음 타자 오재일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4번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로 공격이 이어졌다. 1사 1루. 어떻게든 1루에 있던 주자를 불러들여야하는 상황이었다.
페르난데스는 이승호의 1구째 공을 주저없이 잡아당겼다. 힘껏 당겨친 타구는 1루 베이스 방면으로 향했다. 베이스 근처에서 바깥쪽으로 방향을 꺾어 1루심의 왼 어깨를 맞고 파울 지역으로 나간 타구. 추평호 1루심은 '파울'을 선언했다. 라인 가운데 서있던 자신의 왼쪽 어깨를 맞고 나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페르난데스의 타구는 파울이 아닌 페어였다. 중계 화면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페르난데스의 타구는 1루 베이스 앞 페어 지역에서 한번 땅에 닿고, 베이스를 지날 때도 파울 라인을 넘지 않은 상태에서 1루 베이스를 넘어갔다. 1루심 어깨에 맞고 파울 지역으로 나간 것은 그 다음 상황이다.
페르난데스도 1루심을 향해 짧게 어필했고, 더그아웃에 있던 김태형 감독이 나와 잠시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파울/페어 비디오 판독은 외야 타구만 해당된다. 내야를 벗어나는 상황은 비디오 판독 대상이 아니다. 두산 벤치가 더이상 어필을 할 수 없었던 이유다. 파울이 된 페르난데스는 결국 외야 뜬공으로 물러났고 두산은 6회 득점에 실패했다.
만약 페르난데스의 타구가 페어로 인정이 됐다면 경기 양상은 전혀 달라졌을 것이다. 발빠른 주자 정수빈이 홈까지도 충분히 들어올 수 있고, 그렇게 된다면 1-1 동점이다. 그 다음 전개는 정반대로 흘러갈 수도 있었다. 이날 두산은 2대5로 패했다. 결정적인 장면에서의 판정 실수에 더욱 가슴앓이를 했다.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