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야구계에선 정상적으로 따라붙었을 때 3경기차를 뒤집으려면 한 달 정도 걸리기 때문이다.
KIA 타이거즈는 지난 3일 한화 이글스에 6대5로 승리하며 55승69패2무(승률 0.444)를 기록했다. 5위 NC 다이노스와는 7경기차, 6위 KT 위즈와는 6경기차다. 향후 18경기가 남은 시점에서 NC와 KT를 뛰어넘고 가을야구행 티켓을 거머쥔다는 건 기적이나 다름 없다.
희망고문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아직 방법은 살아있다. 5위를 차지할 팀 승률이 5할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NC는 5할을 유지하고 있고, KT도 5할까지 2승만 더하면 된다. 그러나 KIA가 시즌 첫 5할 승률에 도달하려면 지금부터 14승이 필요하다. 이 기간 동안 만나야 할 팀은 한화(1경기)-KT(2경기)-키움(2경기)-롯데(2경기)-두산(2경기)-LG(1경기)-NC(1경기)-롯데(경기1)-삼성(1경기)-두산(1경기) 순이다. KIA는 KT를 비롯해 키움, LG, 두산을 가장 껄끄러워 한다. 다만 이들을 넘어서지 못하면 대역전 드라마는 연출되지 않는다.
고무적인 건 해줘야 할 선수들이 이제서야 터지고 있다는 것이다. 시즌 내내 답답함이 이어지던 타선에선 4번 타자 최형우가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두 경기 연속 홈런에다 최근 5경기에서 3차례나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 경기를 했다. 최근 10경기 타율은 3할7푼9리. 결국 지난 3일 한화전 이후 이번 시즌 처음으로 타율 3할을 찍었다. 게다가 최근 5경기 연속 타점을 생산 중이다. 이 기간 홀로 10타점을 만들어냈다. 최형우에게 강조되던 득점권 타율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증거다.
여기에 8월 극도의 타격 부진을 겪던 박찬호와 이창진이 다시 타격감을 되찾은 모습이다. 박찬호는 최근 4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펼치고 있다. 멀티히트도 두 차례 작성했다. 박찬호는 지난달 타율 1할9푼으로 지독하게 공이 맞지 않았을 때도 방망이를 크게 휘둘렀다. 박흥식 KIA 감독대행이 박찬호에게 바라는 건 큰 스윙이 아닌 간결한 스윙이었다. 홈런이 아닌 라인드라이브성 타구였다. 이창진도 최근 두 경기 연속 멀티히트로 좋은 타격감을 보이고 있다.
다만 변수는 마운드다. 벼랑 끝에서 부활한 제이콥 터너가 쉬는 사이 확대엔트리를 통해 1군에 올라온 강이준이 대체선발을 하게 된다. 연승의 고비가 될 수 있다.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당연히 5강행 티켓은 따내고 싶지만 내년을 위한 투자도 소홀히 해선 안되는 시기다. 이미 세대교체가 천명됐고 젊은 피들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4연승을 달리고 있다.
22연승이면 5강행에 쐐기를 박을 수 있다. 모두 코웃음을 치겠지만 없는 기록은 아니다. SK가 2009년 8월 25일 문학 두산전을 시작으로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패배하지 않으며 단일 시즌 19연승이란 대기록을 세운 바 있다. 아시아 신기록이었다. 그리고 해를 넘겨 2010년 3월 30일 잠실 LG전까지 22연승을 기록했다.
시즌 막판이 돼서야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점이 아쉽긴 하다. 그러나 KIA도 유종의 미를 화려하게 장식할 수 있는 방법에 도전해야 한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