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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 "달의객잔 男사장, 재미있을 듯"..홍자매 밝힌 '호텔 델루나' 뒷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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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홍자매' 홍정은 홍미란 작가가 '호텔 델루나'의 뒷 이야기를 털어놨다.

'홍자매'로 불리는 홍정은, 홍미란 작가는 KBS2 '쾌걸춘향'(2005)을 시작으로, SBS '마이걸'(2005), MBC '환상의 커플'(2006), KBS2 '쾌도 홍길동'(2008), SBS '미남이시네요'(2009), SBS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2010), MBC '최고의 사랑'(2011), KBS2 '빅'(2012), SBS '주군의 태양'(2013), MBC '맨도롱 또Œf'(2015), tvN '화유기'(2017)를 공동 집필했다.

또 홍자매는 지난 1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호텔 델루나'(홍정은 홍미란 극본, 오충환 연출)을 집필, 시청자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았다. '호텔 델루나'는 엘리트 호텔리어가 운명적인 사건으로 호텔 델루나의 지배인을 맡게 되면서 달처럼 고고하고 아름답지만 괴팍한 사장과 함께 델루나를 운영하며 생기는 특별한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로, 이지은(아이유)과 여진구, 조현철, 박유나, 신정근, 배해선, 표지훈(피오), 강미나 등이 등장해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특히 '호텔 델루나'는 올해 tvN에서 방영된 드라마들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최종회는 닐슨코리아 집계 유료 전국가구 평균 12% 시청률을 기록했다. 전작이던 '아스달 연대기'가 기록했던 자체 최고 시청률인 7.7%의 두배에 가깝다.

홍자매(홍정은, 홍미란) 작가는 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스튜디오드래곤 사옥에서 '호텔 델루나'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홍미란 작가는 '호텔 델루나'의 세계관 탄생 계기는 2009년 방영됐던 SBS 드라마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를 만들던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말했다. 홍미란 작가는 "꼬리가 아홉개 달린 구미호가 평범한 남자를 만나서 사랑하게 되고, 꼬리가 점점 없어지면서 죽어가게 됐다. 그때도 구미호의 전생 부분이 사극으로 나왔었는데, 그 부분도 설화를 모티브로 했다. 그때의 판타지부터 지금의 '호텔 델루나'까지 온 것 같다"며 "'주군의 태양'을 만들 때가 배경이 호텔이었는데, 당시에는 그냥 귀신이 왔다갔다 했다면, 이번에는 진짜 귀신들이 살다가 갈 수 있는 공간으로 호텔을 만들었다. 제작환경이 좋아지고, 기술의 발전이 있다 보니 거대한 호텔 세트를 지을 수 있었다. 웬만한 특급호텔 못지않은 사이즈와 복도를 가지고 있고, 미술 감독님이 직접 벽지부터 새로 디자인해서 호텔을 세팅해주셨다. 처음에 저희(홍자매)는 '문을 닫은 호텔을 해야 하나'했는데, 실제로 구현이 가능하다고 하셔서 만들게 됐다. 또 이번에는 주인공을 여자로 삼았고, 사장님이 여자인 이야기를 만들어가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홍정은 작가는 "'구미호'부터 '주군의 태양', '화유기', '호텔 델루나'까지 10년에 거쳐서 10년 전에는 할 수 없던 것들이 촬영 여건의 변화로 인해 가능해지게 된 것이다. 10년을 거쳐 저희가 가졌던 세계관들이 발전하며 '델루나'까지 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홍미란 작가도 역시 "'구미호' 때는 CG를 넣는 것이 어려웠는데, 이번에는 환경과 기술이 너무 좋아졌고, 하다 못해 저승 가는 길까지 너무 멋있어진 것이 모두 제작환경이 좋아진 덕분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홍정은 홍미란 작가는 다양한 판타지 소재 속에서도 10년의 시간에 걸쳐 귀신과 요괴 등의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홍정은 작가는 "판타지물이라는 것이, 만들어낼 수 있는 공간을 꼽자면 우주 공간도 있고, 어벤져스처럼 굉장한 초능력자나 히어로물을 만들 수도 있지만, 드라마 촬영 여건상 그런 부분들을 상상력을 발휘해 만들어가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귀신이나 요괴 등 살아있는 사람들과 외관상 차별성이 없는 모습을 가진 존재들로 드라마를 만드는 것이 판타지를 만드는 여건상 가장 쉽다"고 현실적인 이유를 꼽았다. 이어 "사람들에게 쉽게 받아들여지는 부분들도 있다. 저희가 귀신을 좋아하고 사후세계에 빠져서 이런 소재를 좋아한다기 보다는, 판타지를 생각했을 때 현실적으로도 하기 적합한 공간이라고 생각해서 이런 소재를 활용하고 발전시키려 노력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호텔 델루나'의 결정적 흥행 요인은 홍자매의 완벽한 세계관과 오충환 감독의 연출력, 그리고 이지은과 여진구를 포함한 배우들의 연기합이었다. 홍미란 작가는 두 배우의 멜로라인에 대해 "두 분 다 너무 좋고, 나이가 어린데도 멜로 감성은 저희가 생각한 것보다도 좋았다. 서로 진하게 바라만 보더라도 멜로가 살았다. 두 분의 멜로가 너무 예쁘다 보니, 충분히 배우들의 눈빛만으로도 살았던 것 같다"고 칭찬했다. 또 홍정은 작가도 "케미가 좋았던 것은 배우 이지은과 여진구라는 사람자체가 심성이 착하고 배려심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어제(종방연)도 보면 여진구 씨는 이지은 씨 칭찬을 하고, 이지은 씨는 여진구 씨 칭찬을 하더라. 다 서로가 잘해서 그렇다고 할 정도로 서로가 서로에 대한 배려심이 있어 드라마를 함께 하는 데 있어서 더 좋았던 것 같다. 서로가 배려했고 케미도 좋았다. 그래서 더 잘 살았던 것이 아닌가 싶다"고 했다.

특히 '호텔 델루나'에서 장만월은 상징적 존재. 홍미란 작가는 처음부터 글을 쓸 때 이지은을 생각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그가 대체불가 배우였음을 인정했다. 홍미란 작가는 "캐스팅 상황에서 이지은이라는 배우 말고는 대안이 없었고, 이지은이 안됐을 때에는 이 프로젝트를 멈추고 다시 생각해보자는 생각까지 했었다. 만월이는 쓸쓸함을 담고 있어야 했고, 캐릭터 자체는 세고 제멋대로고, 화려한 느낌을 담아야 하지만 또 애잔해야 했고, 딱해보이는 느낌이 있어야 했다. 그 느낌을 가진 배우는 이지은이라고 생각했다. 또 그의 감성이 장만월을 채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배우들마다 결이나 매력이 있는데, 이지은 씨는 그 부분에 있어서 딱 맞았다. 만월이가 월령수 앞에 혼자 서있을 때 시청자들이 봐도 짠하다는 느낌이 있어야 했는데, 이지은 씨의 정서와 맞았고, 그래서 처음부터 이지은 씨가 만월이를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거다"고 말했다.

여진구도 당연히 칭찬의 대상이 됐다. 홍정은 작가는 "여진구 씨는 이미지 자체가 구찬성을 하기에 적합하다. 호감형이고 배우 이미지가 구찬성과 잘 맞아서 절실하게 캐스팅을 원했다. 직전에 찍은 드라마가 있었기 때문에 가슴을 졸이며 지켜봤는데, 끝나자마자 바로 연락이 와서 만날 수 있었고 '오케이(OK)'가 됐을 때 너무 좋았다. 이때는 같이 기다리던 이지은 씨도 너무 좋아했다. 조합이 이지은에 여진구라 반은 먹고 들어간다고 생각할 정도로 만족스러웠고, 여진구 씨는 연기에 있어서는 이견을 달 수 없을 만큼 노련하고, 어떻게 보면 아역의 이미지가 있었는데, 이번에 멜로로 완전히 벗어버려서 저희도 놀랐다. '여진구라는 아이가 남자'라는 것을 느꼈고, 이 드라마를 통해 여진구 씨도 저희 캐릭터를 얻어갔기 때문에 서로가 '윈윈(Win-Win)'한게 아닐까 싶다"고 밝혔다.

'호텔 델루나'의 결말은 열린 결말로 불렸지만, 홍자매 작가는 이를 닫힌 결말이라고 말했다. 홍미란 작가는 "열린 결말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장만월은 가는 사람이고, 구찬성은 보내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결국 찬성이가 보내주고 간 것"이라며 "대본에도 명시가 되어 있듯이 구찬성과 장만월, 호텔 식구들의 모습은 환상이다. 지금은 있지 않지만, 아름다운 곳으로의 환상 신이라고 생각했다. 그게 바로 공원 신이다. 같이 사랑받았던 델루나 식구들도 등장하고, 델루나 식구들도 등장하며 그렇게 만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홍정은 작가도 "미래 언젠가는 '이런 날이 오지 않겠나'하는 마음으로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하는 부분을 보여준 것이지 이게 열린 결말은 아니다. 찬성이와 만월이가 헤어지는 부분에 있어서 만월이는 당연히 만월이답게 씩씩하게 걸어서 들어간 것이고, 찬성이는 찬성이답게 가슴이 아파도 만월이를 보내줘야 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둘의 상황을 억지로 엮어서 '억지 해피엔딩'을 만들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다. 물론 저희도 쓰면서 둘의 헤어짐이 가슴이 아팠고, 시청자들도 마음이 아팠겠지만, '델루나'의 세계관 안에서는 이게 맞는 결론이라고 생각했다"고 소신을 밝혔다.

인터뷰 진행에 앞서 공개됐던 최종회에서는 에필로그 형식으로 '달의 객잔'의 새 주인이 공개돼 화제를 모았다. '호텔 델루나'에 이어 '호텔 블루문'이라는 이름의 달의 객잔을 운영하게 된 이는 다름아닌 배우 김수현. 마치 시즌2를 암시하듯 등장한 그의 모습에 시청자들의 기대가 증폭됐다. 그러나 두 작가는 "작사 분들도 말씀을 하시지만, 시즌2의 구체적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다. '호텔 델루나'의 마지막 부분으로서, 달의 객잔이 계속해서 있을 것이라는 것을 보여드린 부분이다. 엔딩에 CG가 들어가야 해서 한 달 전쯤 미리 대본을 드렸고 CG 부분도 미리 만들었는데, 김수현 씨가 특별출연을 적극적으로 해주겠다고 해서 저희도 깜짝 놀랐고, 너무 멋있어서 감사하게 봤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홍미란 작가는 "그동안 '호텔 델루나'가 여자 주인이었다면, 남자 사장의 델루나가 있으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은 하게 됐다"고 말해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홍자매는 이날 인터뷰를 통해 다수 유사성 의혹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호텔 델루나'를 비롯해 '주군의 태양'과 '최고의 사랑', 그리고 '화유기' 등 홍자매가 집필한 다수 작품들이 유사성과 표절 의혹을 받은 것에 대해 직접 입을 열은 것은 이번 인터뷰가 처음이다. 그간의 표절시비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음에도 이는 꼬리표처럼 홍자매를 따라다녔다. 이에 홍정은 작가는 "소재라는 부분을 가지고 드라마가 방영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게 그거'라고 한다면 되는 것인가 하는 억울한 마음도 있다. 드라마를 보시다 보면 소재라는 것 외에는 비슷한 부분이 하나도 없는데, 그게 기사화가 되거나 논란이 되면 꼬리표로 따라다니는 부분인 것 같다. 대놓고 저희가 '아니에요'라고 항변할 부분도 없다. 계속해서 소송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억울한 부분이 있지만, 그건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생각을 드러냈다

이어 "드라마를 다 보신 분들은 그렇게(표절이라고)보지 않을 것 같다. 작가가 창작하는데 있어서 이것과 비슷한 부분들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유명한 소설이나 유명 영화 정도가 아니라, 블로거도 있고, 저희가 알 수 없는 웹소설도 있다. 너무 다양한 것들이 있기 때문에 다 체크해서 제외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소재는 사실 공유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창작이라고 인정해서 쓰지 못하게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부분은 판타지물에 있어서 자율성이 필요하다"며 "소재 하나만 보고 프레임을 씌워 엮어 작가를 이상한 사람으로 만드는 상황은 없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고 강조했다.

'호텔 델루나'는 성공적인 흥행에 힘입어 오는 4일부터 단체 포상휴가를 떠난다. 홍정은 작가와 홍미란 작가는 '호텔 델루나' 후 휴식기에 들어가며, 차기작을 준비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