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NC 다이노스가 가을로 향할 때마다 주변의 시선은 롯데 자이언츠로 향했다. 부산-경남을 대표하는 터줏대감이지만 그에 걸맞는 성적과 거리가 먼 행보 때문이었다. 하지만 롯데에게 NC는 언제나 '논외'의 팀이었다. NC와 비교할 수 없는 '구도 부산'과 KBO리그 최강의 충성도를 자랑하는 팬덤이 만든 자존심이었다.
이런 롯데의 자존심이 올해 깨지는 모양새다. 낡다 못해 국내 최악의 구장으로 꼽히는 사직구장에서 부진을 거듭하다 꼴찌까지 떨어진 사이, 최신식 구장에 새 둥지를 튼 NC가 1년 만에 반등하면서 롯데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2일 현재 NC의 64차례 홈 경기를 치른 NC의 누적 관중수는 62만4490명, 평균 관중 수는 9982명이다. 지난해 같은 시기(총 39만6175명, 평균 6190명)보다 58% 증가한 수치. 반면 롯데는 2일까지 60차례 홈 경기서 63만8685명, 경기당 평균 1만645명의 관중으로 지난해(총 77만325명, 평균 1만2839명)에 비해 17%가 감소했다.
올 시즌 NC의 흥행 몰이는 어느 정도 예견 됐던 부분. 지난해까지 쓰던 1만2000석 규모의 마산구장에서 2만2000석 규모의 메이저리그식 최신 구장인 창원NC파크로 옮긴 '신구장 효과'를 볼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이런 흥행이 롯데와 견줄 정도의 수준이 될 것으로 예측되진 않았다. 지난해 5강 싸움을 펼치는 뒷심을 보여준 롯데에 대한 기대치가 그만큼 컸다. 그러나 뚜껑을 연 결과 NC가 시즌 내내 중상위권을 꾸준히 유지하며 가을야구를 사정권에 두며 '신구장 효과'와 시너지를 낸 반면, 롯데는 거듭되는 부진 속에 단장-감독 동반 퇴진 등 악재가 겹치면서 분위기가 크게 침체됐다. 결국 기존 여건 뿐만 아니라 성적까지 두 팀의 간극을 좁히는 요소로 작용한 모양새다.
현재까지의 수치가 롯데-NC의 인기 구도를 바꿨다고 보긴 어렵다. 여전히 경기당 평균 관중 수는 롯데가 NC에 우위를 점하고 있다. 남은 홈 경기 숫자 역시 롯데가 더 많다는 점에서 누적 관중수에서도 NC에 앞설 것으로 전망된다. NC가 올 시즌 누렸던 신구장 효과가 내년까지 이어질 지도 지켜봐야 한다. 그러나 NC에겐 그동안 '넘기 어려운 벽'처럼 느껴졌던 롯데와의 간격을 크게 좁힌 것 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반면 롯데에겐 안주가 곧 도태가 될 수 있음이 수치로 증명된 해로 볼 만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