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부상을 털고 일어선 '이적생' 이영재(25)의 왼발이 또 다시 강원FC를 살렸다. 부담감을 날리려는 듯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슈팅으로 페널티킥을 성공해 팀에 승리를 안겼다. 강원FC가 경남FC를 상대로 2대0 완승을 거뒀다. 이 승리로 강원은 승점 42점을 기록하며 다시 4위 자리를 되찾았다.
강원은 1일 오후 춘천 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경남FC를 상대로 '2019년 하나원큐 K리그1' 28라운드 홈경기를 치렀다. 이 경기 전까지 강원은 2연패로 휘청이고 있었다. 6~7월에 선전하면서 리그 4위까지 치고 올라갔지만 선수들이 부상과 피로 누적으로 페이스가 떨어지면서 8월에 치른 4경기에서 단 1승도 따내지 못하고 있었다. 침체기를 떨쳐내기 위해 이날 승리가 절실했다. 김 감독은 "우리의 목표인 상위 스플릿으로 가기 위해서는 경남전 승리가 매우 중요하다. 이기는 경기를 하려고 한다"며 필승 각오를 다졌다.
김 감독은 4-3-3 전술을 들고 나왔다. 거의 베스트 라인업이었다. 김호준이 골문을 지키고, 포백 라인에는 나카자토와 발렌티노스 김오규 신광훈이 섰다. 이어 이현식과 한국영 이영재가 중원 2선이었다. 공격 라인은 조재완 정조국 강지훈으로 구성했다. 이적 후 뛰어난 활약을 펼치다 연습 도중 발목 부상을 입었던 이영재의 선발 복귀가 눈에 띄었다.
야심차게 나왔지만, 경기는 사실 잘 풀리지 않았다. 경남은 3-4-3으로 수비 라인을 내린 채 강원의 공세를 잘 막아냈다. 강원 공격진도 어딘가 호흡이 잘 맞지 않았다. 오히려 제리치를 중심으로 한 경남의 공세가 매서웠다. 제리치는 강원 시절보다 한층 향상된 볼 관리 능력으로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 시키고 있었다.
0-0으로 팽팽하던 승부는 후반 초반 몇 차례 결정적인 슛이 나오며 뜨거워졌다. 후반 8분에 조재완의 크로스를 정조국이 달려들며 머리로 받았다. 살짝 뜨면서 경남 키퍼가 쳐내 코너킥이 됐다. 이어 후반 14분에 정조국과 교체된 김지현이 들어가자마자 뒤에서 넘어온 공을 발리 슛으로 연결해 옆 그물을 흔들었다.
경남의 반격도 무서웠다. 특히 후반 16분에 제리치가 그림 같은 오버헤드 킥을 시도한 장면이 압권이었다. 강원 키퍼 김호준이 완전히 놓쳤다. 그대로 들어갔으면 올 시즌 명장면으로 기록될 슛이었다. 하지만 공이 골대에 맞고 나왔다. 경남의 불운이었다.
몇 차례 공방이 끝난 뒤 소강상태가 찾아왔다. 무승부도 예상됐다. 하지만 한 순간에 강원이 승기를 잡았다. 후반 32분경 페널티박스 안으로 돌파하는 이현식에게 경남 수비 김종필이 파울을 범했다. 지체 없이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이영재가 친정팀 경남을 상대로 키커로 나섰다. 지난 8월4일 전북전부터 이영재는 강원의 페널티 전담 키커 임무를 맡고 있었다. 이영재의 강슛은 좌측 코너로 빨려 들어갔다.
선제골 이후 강원은 이영재를 빼고 수비수 이재권을 투입해 굳히기에 나섰다. 마음이 급해진 경남은 공세를 강화했으나 오히려 파울로 무너졌다. 이광선이 후반 43분에 파울 누적으로 퇴장당했고, 그 빈틈을 이용해 강원 한국영이 45분경 추가골을 터트리며 승부를 매조졌다.
춘천=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