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빅뱅 전 멤버 승리(29)가 원정 도박 혐의에 대해 12시간여의 경찰 조사를 받았다.
승리는 28일 오전 9시55분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출석,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에 임했다. '클럽 버닝썬' 사태가 검찰에 송치된지 65일 만이다.
깔끔한 수트 차림으로 변호사와 함께 나타난 승리는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면서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원정 도박 혐의나 도박 자금 마련 방법 등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승리는 이날 오후 10시 18분경 경찰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승리는 "모든 의혹에 대해 사실 그대로 말씀드렸다. 향후 다른 조사들에도 성실하게 사실대로 말씀드릴 것"이라며 "다시 한번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말을 남겼다. 12시간 20여분에 걸쳐 조사를 받은 셈이다.
'불법 도박 혐의를 인정했냐'는 질문에는 "사실대로 말씀드렸다"고 답했지만, 외국환거래법 위반(환치기) 혐의 등에 대해서는 역시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날 조사에서 승리는 일부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승리는 2017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MGM호텔 카지노 VIP룸을 4차례 방문하는 등 수시로 현지에서 도박을 즐기는 한편, 그 자금을 직접 환전이 아닌 '환치기' 수법으로 현지 조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2월 버닝썬 게이트 수사 중 승리가 자신의 사업 파트너에게 "2억 땄다. 갬블 혜택이 좋다. 담당자 소개시켜주겠다"라고 보낸 메시지를 통해 승리의 원정 도박 혐의를 포착하고 수사를 진행해왔다.
29일 경찰 조사에 임하는 전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의 양현석 전 총괄 프로듀서 역시 같은 혐의에 얽혀있다. 특히 경찰은 두 사람의 도박 자금이 YG USA를 통해 전달된 회삿돈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횡령 혐의 적용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경찰은 미국 재무부를 통해 YG USA의 회계 자료를 확보하는 한편, 지난 19일에는 YG엔터테인먼트 본사를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승리는 앞선 6월 25일 동업자 유인석(34) 전 유리홀딩스 대표와의 공모 하에 클럽 버닝썬의 자금 5억여원을 횡령한 혐의, 2015년 12월과 이듬해 1월 외국인 투자자 일행에게 수차례에 걸쳐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 본인이 직접 성매수를 한 혐의 등에 대해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된 바 있다.
29일 경찰에 출두하는 양현석 전 대표 역시 상습도박, 외국환거래법 위반 외에 2014년 동남아 재력가에 대한 성매매 알선 혐의로 입건되어있다. 이날 조사에서 양현석 전 대표는 원정 도박 및 환치기 외에 성매매 알선에 대해서도 조사를 받을 전망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