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노장진의 아들' 노학준(20)이 프로선수의 꿈을 이루기 직전 단계까지 왔다.
노학준은 지난 28일 NC 다이노스 육성선수로 계약했다. NC 관계자는 "노학준이 육성선수로 계약한 것이 맞다. 곧바로 재활군과 잔류군인 D팀에 합류했다"고 설명했다.
NC 지역연고 물금고 출신인 노학준은 지난해 KBO리그 신인 2차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지 못한 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야구판 미생(未生)' 호주 질롱코리아에서 '야구인생'을 이어갔다. 이후에는 독립야구단 연천 미라클에서 선수로 뛰다 모교에서 몸을 만들었다.
NC 스카우트는 "지난해에도 고교 졸업예정자였던 노학준을 눈여겨봤지만 지명하지 않았다. 노학준이 지난해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지 못해 올해 신인 드래프트 트라이아웃 참가 자격을 갖추지 못했지만 꾸준하게 선수의 몸 상태와 기량을 체크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외야 자원인데 수비 범위가 넓다. 또 발은 그렇게 빠르지 않지만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가 인상적이다. 질롱코리아에서 기량이 향상된 것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또 "아픔을 겪어서 그런지 프로 선수가 되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엿보였다"고 말했다.
노학준은 이미 유명세를 탔다. 아버지가 '파이어볼러' 노장진(45)이다.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지 못하고 진로를 고민할 때 아버지의 권유로 질롱코리아 트라이아웃을 통해 입단하게 됐다. 노학준은 지난 1월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국내 프로 팀에 부름을 받지 못했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야구선수를 유지하는 것만 생각했었다. 야구가 좋고 야구가 하고 싶었다. 대학진학과 질롱코리아를 두고 고민하다 외국 선수들, 마이너리그 유망주들과 대결해볼 수 있는 기회를 잡고 싶었다"고 회상했었다.
노학준은 질롱코리아 입단 이후 곧바로 주전으로 자리매김했다. 2개월간 주전 중견수로 활약했다. 피지컬이 좋은 투수들을 상대로 타율은 2할6푼7리에 그쳤지만, 23명의 야수 중 규정타석을 채운 4명 중에 한 명으로 이름을 올렸다. 특히 36경기에서 12도루를 성공시켜 팀 내 최다 도루자로 등극하기도.
질롱코리아에서 뛸 당시 노학준은 휴대폰에 'keep going'이란 글귀를 써놓았다. 당시 "호주에 와서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힘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구의 꿈이 있고 그 꿈을 계속 이어가고 싶은 의미로 글귀를 정했다. 묵묵히 가면 원하는 곳에 있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노학준이 가장 빠르게 정식 프로선수가 될 수 있는 건 내년 1월 말 선수단 등록시점에 맞춰 프로 계약을 하는 것이다.
'미생'이 '완생'이 되기 위한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다. 창원=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