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여자)아이들이 걸그룹에 대한 선입견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여자)아이들은 데뷔곡 '라타타(LATATA)'로 데뷔 20일 만에 음악방송 1위에 오른데 이어 후속곡 '한(一)'을 히트시키며 신인상 6관왕이란 대기록을 세웠다. 또 2월 미니2집 타이틀곡 '세뇨리타(Senorita)'와 6월 붐뱁 장르의 '어-오(Uh-Oh)'까지 연달아 흥행시켰다.
(여자)아이들의 성공은 단순한 음원 히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걸그룹 스펙트럼을 넓혔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둘 만 하다.
이제까지 걸그룹 콘셉트는 한마디로 '귀엽거나 섹시하거나'였다. 물론 예외도 있겠지만, 걸그룹의 성장과정을 떠올려보자. 데뷔 초에는 첫사랑의 설렘과 떨림을 담은 깜찍 발랄한 노래, 교복 콘셉트를 비롯해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의상 등으로 풋풋한 소녀 감성을 어필한다. 그러다 연차가 쌓이면 멤버들은 급격히 다이어트를 하고 파격 노출과 안무를 들고 나와 성숙한 섹시미를 강조한다. '큐티'와 '섹시'가 아닌, 다른 콘셉트의 걸그룹은 극히 드물다.
하지만 (여자)아이들은 이런 패러다임을 완전히 깼다. 열정적인 비트와 펑키한 사운드가 어우러진 뭄바톤 장르의 '라타타', 하우스 장르에 뭄바톤 소스를 얹은 '한', 강력한 EDM 비트와 색소폰 리드 사운드가 인상적인 '세노리타', 여기에 90년대 붐뱁 힙합에 초점을 맞춘 '어-오'까지. (여자)아이들만의 독특한 음악색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무엇보다 놀라운 건 이들의 곡 대부분을 리더 소연이 만들었다는 것. 그동안 '작곡돌'을 표방한 보이그룹은 꽤 있었지만 걸그룹 중에서 자작곡으로 앨범을 꾸리는 팀은 거의 없었다. 특히 예쁘고 애교 넘치는 일반 걸그룹 가사와 달리 직설적으로 사랑과 이별, 그리고 지금 현재 (여자)아이들이 느끼는 생각과 가치관을 쏟아내는 화법은 신선한 충격을 안기기에 충분하다. 이제까지 없었던 새로운 걸그룹의 방향성을 (여자)아이들이 제시하고 있는 셈이다. 아직 데뷔 2년차 밖에 되지 않은 파릇파릇한 신인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여자)아이들의 음악성과 성장은 더욱 돋보인다. 앞으로 이들이 들려줄 이야기, 그리고 이들이 보여줄 무궁무진한 가능성에 기대가 쏠리고 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