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라이온즈 새 외국인타자 맥 윌리엄슨, 제대로 물건이다. 타격 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타구 처리 뿐 아니라 어깨도 강하다.
윌리엄슨은 27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시즌 11차전 경기에 6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지난 25일 삼성 라이온즈와 입단 계약 후 국내무대 첫 출전.
삼성 김한수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윌리엄슨 서류 문제가 오늘 아침 해결됐다.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돼 출전할 수 있게 됐다. 오늘 내일 모두 좌완 선발을 상대로 출전하게 돼 적응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윌리엄슨은 1-3으로 뒤진 2회말 1사 후 첫 타석에 섰다. 크게 환호하는 홈 팬을 향해 헬멧을 벗어 인사를 한 뒤 타석에 들어선 윌리엄슨은 한화 선발 채드벨과 7구 풀카운트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를 펼쳤다. 다른 타자보다 더 전력투구 한 채드벨의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을 빠른 스윙으로 잇달아 파울을 만들어냈다. 결국 윌리엄슨은 채드벨의 7구째 133㎞ 체인지업을 당겨 왼쪽 펜스를 맞히는 2루타를 만들어냈다. 홈팬과 덕아웃 동료들이 큰 환호로 데뷔 첫 안타를 축하했다. 기념공을 회수해 새로운 동료에게 전달했다. 후속타 불발로 득점에는 실패했지만 충분히 인상적인 타격이었다.
4회 두번째 타석에 삼진으로 물러난 윌리엄슨은 1-5로 뒤지던 6회말 2사 1,2루에서 채드벨의 슬라이더를 밀어 우익선상 2루타로 데뷔 첫 타점을 올렸다. 빗맞았지만 빠른 풀스윙으로 공을 밀어내 우익선상 안쪽에 떨어뜨렸다. 2루주자 김헌곤이 홈을 밟았다. 변화구에도 무너지지 않는 안정된 타격 밸런스가 인상적이었다. 배트를 짧게 쥐고 빠른 스윙을 가져가는 모습도 긍정적이었다. 2루타 2방으로 4타수2안타 1타점, 1득점. 주력도 빠르지는 않지만 센스가 넘쳤다. 슬라이딩 타이밍도 좋았고, 2루와 3루 주자 시 땅볼 타구에 따른 반응도 민첩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장면은 외야 수비였다. 안정감이 넘쳤다. 윌리엄슨은 1회부터 분주했다. 유독 공이 많이 갔다. 1회 송광민과 최재훈의 직선타를 여유있게 처리했다. 호잉의 선상 2루타 때는 빠른 처리로 1루주자의 홈대시를 막았다. 2회에 2사후 정은원의 펜스 맞고 나오는 2루타성 타구를 침착한 펜스플레이로 1루에서 묶었다. 3회에는 호잉의 홈런성 타구를 펜스 앞에서 점프캐치하는 호수비로 박수를 이끌어냈다. 2사 1,2루에서 최재훈의 적시타성 라이너 타구를 빠른 대시로 잡아내는 민첩성도 보였다. 1-5로 뒤지던 6회 1사 3루에서 오선진의 우익수 라이너성 타구에 3루주자 정근우는 꼼짝하지 못했다. 윌리엄슨은 여유있는 송구로 정확하게 포수에게 공을 전달했다. 강한 어깨에 대한 믿음이 바탕이 된 한 템포 여유있는 수비가 돋보였다. 땅볼 타구는 물론, 전후좌우 타구 처리 모두 안정감이 넘쳤다. 외야수에게 중요한 첫발떼기가 물 흐르듯 원활하게 이뤄졌던 윌리엄슨의 수비였다. '수비는 밥, 공격은 반찬'이란 개념에 빗대어 볼 때 윌리엄슨의 수비는 분명 인상적이었다. 구자욱이 돌아올 때 벤치를 행복한 고민에 빠뜨릴 만한 안정된 모습이었다. 경기 후 3루측 응원단상에 올라 팬 인터뷰를 경험한 윌리엄슨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너무나도 멋진 경기였다. 공방 끝에 승리할 수 있어 무척 기쁘다"며 "말로만 듣던 관중문화를 경험하니 놀라울 만큼 경이롭다"며 데뷔전의 기쁨을 표현했다. 외야 수비에 대해 그는 "수비할 때 타구에 맞는 공이 잘 보였다"며 첫 필딩경험을 이야기 했다. 이어 "(시차적응 등으로) 컨디션이 완전치는 않아 순간 움직임이 100%는 아니었지만 앞으로 더 나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 지켜봐야겠지만 공-수에 걸쳐 데뷔전에서 보여준 윌리엄슨의 첫 모습은 무척 강렬했다. 라이온즈 후반기 대반전의 기폭제가 될지 팬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대구=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