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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대 빼졌지만 투쟁심 더한 포항, 8경기만에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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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오늘의 포인트는 투쟁입니다."

10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과 성남의 2019년 하나원큐 K리그1 20라운드. 많은 비에 바람까지 부는 최악의 그라운드 컨디션 속 김기동 포항 감독은 유독 '투쟁심'을 강조했다. 김 감독은 "상대가 엄청나게 많이 뛰는 팀이다. 우리가 이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같이 뛰는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많이 뛰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 했다"고 했다.

선발 라인업도 변화를 줬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라인브레이커' 김승대의 제외였다. 김승대는 베스트11은 물론 교체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김승대는 2017년11월18일부터 이어온 연속 경기 풀타임 출전을 58경기에서 멈췄다. 경기 전 만난 김기동 포항 감독은 "승대가 감독실을 찾아왔다. 부상은 아니고 피곤하다고 하더라. 물론 발등 사이드쪽 상태도 좋지 않다. 본인이 만족스러운 플레이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경기는 나서지 않는게 좋다고 얘기하더라"고 했다. 이어 "사실 승대가 필요하지만 받아들였다. 개인적으로 내 기록을 깨줬으면 했는데 본인의 의견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했다.

'레전드' 김 감독은 K리그 역대 필드플레이어 연속 경기 풀타임 기록을 갖고 있다. 부천과 포항에서 69경기(2001년 4월15일~2003년 4월2일) 동안 단 한차례도 거르지 않고 90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다. 김승대는 최기봉(전 유공·61경기), 조성환 전 제주 감독(부천·60경기)에 이어 연속 경기 풀타임 기록 4위에 올랐다. 참고로 역대 K리그 연속 경기 무교체 출전 기록은 김병지가 갖고 있다. 김병지는 서울에서 활약하던 2004년4월 3일부터 2007년 10월 14일까지 153경기 동안 단 한 차례의 교체 없이 전 경기 풀타임을 소화했다.

김승대의 공백은 젊은 선수들로 메웠다. 올 시즌 입단한 하승운이 김승대 자리에 투입되고, 송민규 이수빈 정재용 등이 허리진을 구성했다. 김 감독은 "활동량을 감안한 선택"이라고 했다. 최전방은 올 여름 영입한 외인 일류첸코가 나섰다. 일류첸코는 시즌 첫 선발이었다. 김 감독은 "승대가 빠진만큼 일류첸코가 잘해줘야 한다. 감각이 있는 선수만큼 골까지 넣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 감독의 의중은 적중했다. 포항은 초반부터 성남을 강하게 밀어붙였다. 전반 7분과 19분 완델손이 두번이나 골대를 맞추는 등 운이 따르지 않았다. 엄청난 빗속에서도 쉴새없이 뛰어다녔다. 성남의 기동력을 압도하며 기회를 만들었다. 전반을 득점없이 마친 포항은 후반 더욱 공격적으로 나섰다. 팔로세비치와 이광혁을 넣었다. 계속해서 성남을 두드리던 포항이 기어코 선제골을 넣었다. 김 감독이 기대했던 일류첸코였다. 후반 23분 김용환의 크로스를 뛰어들며 헤더로 득점에 성공했다. K리그 데뷔골이었다. 포항은 마지막까지 투쟁심을 잃지 않으며 1대0 승리를 마무리했다. 7경기 동안 3무4패로 승리가 없던 포항은 8경기만에 감격의 승점 3을 더하는데 성공했다.

포항=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