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공인구 변화가 몰고 온 바람은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됐다. 반발력이 줄어든 공이 상대적으로 투수들의 몸값 상승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타자들의 저조한 기록 생산이 결국 시장 가치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시각이었다.
전반기 끝자락으로 다다르는 2019 KBO리그 판도에서 이런 전망은 어느 정도 현실이 되는 모습이다. 올 시즌이 끝난 뒤 FA 신청 자격을 얻을 수 있는 타자들 중 소위 '대박'을 터뜨릴 만큼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를 찾기 쉽지 않다.
시즌 전 'FA 최대어'로 꼽혔던 전준우(33·롯데 자이언츠)는 순항 중. 6일까지 85경기 타율 3할1푼8리(337타수 107안타), 16홈런 58타점, 출루율 3할8푼2리, 장타율 5할1푼6리다. 득점권 타율도 3할(100타수 30안타)로 나쁘지 않은 편. 지난해와 비슷한 흐름처럼 보이지만, 전체적으로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최하위로 밀려난 팀 성적의 영향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전준우와 호각세를 이룰 것으로 보였던 안치홍(29·KIA 타이거즈)도 마찬가지. 68경기 타율 3할2푼8리(241타수 79안타)지만, 홈런이 단 3개에 불과하다. 지난해 같은 시기 타율 3할7푼7리(257타수 97안타), 15홈런 66타점, 출루율 4할1푼9리, 장타율 6할3푼이었던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지난달부터 반전하는 모습이지만, 1년 전의 모습과 비교해보면 '대박'으로 가는 길은 쉽지 않아 보인다. 86경기 타율 2할4푼(304타수 73안타)에 불과한 오지환(29·LG 트윈스)도 표정 관리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런 타자들과 달리 투수 쪽에선 생각지 못했던 '알짜'가 급부상 하는 모양새. 최근 키움 히어로즈의 수호신으로 거듭난 오주원(34)이 주인공. 35경기 33⅔이닝 1승2패10세이브3홀드, 평균자책점 1.34인 오주원은 기존 마무리 조상우의 부상으로 클로저 임무를 부여 받은 지난달 11일부터 12경기 12이닝 동안 1승 무패 10세이브, 평균자책점이 0이다. 이 기간 피안타율-피출루율이 각각 7푼9리, 1할3리에 불과하다. 최근 활약만 놓고 보면 조상우가 돌아오더라도 오주원에게 마무리를 맡기는게 더 낫겠다는 의견이 나올 정도다. 적지 않은 나이, 남은 시즌 활약 등 변수가 있지만, 풍부한 경험을 갖춘 좌완 불펜 요원인데다 최근의 성과를 고려하면 FA시장에 나올 경우 당초 기대치를 웃도는 대우를 받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