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고(故) 전미선이 팬들의 배웅을 뒤로하고 영면에 들었다.
전미선의 발인이 2일 오전 5시30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서 비공개로 엄수됐다. 소속사와 유족의 뜻에 따라 발인 역시 조문과 마찬가지로 취재진에게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상주이자 고인의 남편인 박상훈 촬영감독과 아들, 어머니, 오빠, 가까운 지인들이 전미선의 가는 길을 배웅했다.
고인은 지난달 29일 오전 11시 43분쯤 전라북도 전주의 한 호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전북소방본부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지만, 이미 무호흡·무맥박·무의식·심정지 상태였다. 전미선의 소속사 보아스엔터테인먼트는 "전미선 씨가 올해 나이 50세(만 48세)로 운명을 달리했다. 평소 우울증으로 치료를 받았으나 슬픈 소식을 전하게 됐다. 고인의 명복을 빌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전미선의 죽음에 동료들은 그의 빈소를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고인의 유작인 '나랏말싸미'(조철현 감독)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송강호는 가장 먼저 빈소를 찾았고, 봉준호 감독, 장현성, 윤세아, 염정아, 김동욱, 정유미, 윤시윤, 윤유선, 성훈, 최덕문, 김소현, 강태호, 송건희 등이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고인이 출연했던 영화 '나랏말싸미'와 출연 예정이던 KBS2 새 드라마 '조선로코-녹두전' 측은 모든 일정을 중단하고 고인을 애도했다. 영화 '나랏말싸미' 측은 고인의 비보가 전해진 당일 "故전미선 배우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고인은 영화에서 외유내강의 인물 소헌왕후를 연기했으며 개봉을 앞두고 있었다. 사망 4일 전에는 제작보고회 현장에도 참석해 밝은 미소를 보여준 바 있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송강호는 당시 "전미선은 친누나 같은 느낌이 있는 동생"이라며 "정말 가족 같다"면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출연을 예정했던 '녹두전' 측도 "전미선 배우가 곧 촬영을 앞두고 있었는데 모두가 비통한 마음이다. 故 전미선 배우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애도의 뜻을 표했다.
전미선은 고등학교 3학년 때인 1989년 KBS 드라마 '토지'로 데뷔했고, 이후 '만남', '전원일기' 등에서도 얼굴을 알려다. 또한 영화 '그래 가끔 하늘을 보자', '8월의 크리스마스' 등으로도 얼굴을 드러냈다. 어린 나이에 데뷔했던 그는 90년대 후반 연기 슬럼프를 겪기도 했으나, 2000년 개봉한 영화 '번지 점프를 하다'를 통해 재기했다.
이후 영화 '살인의 추억', 드라마 '왕건', '인어아가씨'를 통해서도 연기 생활을 이어왔고, '황진이'와 '제빵왕 김탁구', '오작교 형제들', '해를 품은 달', '응답하라 1988', '육룡이 나르샤'에 출연하며 중견 배우로서 존재감을 확고히 했다.
강부자와 호흡을 맞추고 있는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은 2009년 1월 초연한 후 현재까지도 이어오고 있었다. 전미선은 29일부터 이틀간 전주에서 공연할 예정이었으나, 갑작스러운 비보를 전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전미선은 데뷔 15년 만에 첫 주연을 맡았던 영화 '연애'에서 만난 영화 촬영감독 박상훈과 2006년 12월 결혼했고 슬하에 아들을 뒀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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