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황망하게 세상을 떠난 고(故) 전미선이 가족과 동료, 팬들의 눈물 속 영면에 들었다.
전미선의 발인은 2일 오전 5시 30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서 엄수됐다. 이날 발인은 빈소 조문과 마찬가지로 취재진에게 비공개로 진행됐다. 충격과 슬픔에 빠진 가족을 배려하기 위해 소속사 측이 미리 양해를 구한 것. 눈물로 가득했던 발인, 상주이자 남편인 박상훈 촬영감독과 아들, 어머니, 오빠, 그리고 가까운 지인들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전미선은 지난달 29일 오전 11시 43분쯤 전북 전주의 한 호텔 객실 화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전미선은 이날 오전 1시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 무대에 오르기 위해 전주의 한 호텔에 체크인 했고 이후 오전 1시 40분 아버지와 4분간 통화를 했다. 최근 가족이 사망, 어머니가 병상에 있어 우울한 감정을 많이 느낀 상태였고 소속사 측 역시 전미선의 건강 상태에 대해 "평소 우울증을 겪어 치료를 받아왔다"고 전했다.
29일 전미선과 연락이 닿지 않은 매니저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객실 화장실에 쓰러져 있는 전민선을 발견했지만 당시 전미선은 이미 무호흡, 무맥박, 무의식, 심정지 상태였다. 타살 흔적이 없고 유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스스로 생을 마감한 전미선의 소식에 유가족은 물론 연예계 전체가 충격과 비탄에 빠졌다.
믿을 수 없었던 전미선의 죽음. 동료들은 그의 빈소를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족을 위로했다. 송강호, 봉준호 감독, 장현성, 윤세아, 염정아, 김동욱, 정유미, 윤시윤, 윤유선, 성훈, 최덕문, 김소현, 강태호, 송건희 등이 빈소를 방문해 조문했다.
전미선은 1970년 12월 7일생으로 만 48세다. 고등학교 3학년 때인 1989년 KBS 드라마 '토지'로 데뷔했고, 이후 '만남', '전원일기' 등에서도 얼굴을 알려다. 또한 영화 '그래 가끔 하늘을 보자', '8월의 크리스마스' 등으로도 얼굴을 드러냈다. 어린 나이에 데뷔했던 그는 90년대 후반 연기 슬럼프를 겪기도 했으나, 2000년 개봉한 영화 '번지 점프를 하다'를 통해 재기했다.
이후 영화 '살인의 추억', 드라마 '왕건', '인어아가씨'를 통해서도 연기 생활을 이어왔고, '황진이'와 '제빵왕 김탁구', '오작교 형제들', '해를 품은 달', '응답하라 1988', '육룡이 나르샤'에 출연하며 중견 배우로서 존재감을 확고히 했다. 최근엔 '살인의 추억' 이후 16년 만에 송강호, 박해일과 호흡을 맞춘 '나랏말싸미'에서는 소헌왕후 역을 맡아 화제를 모았지만 오는 24일 개봉을 앞두고 세상을 떠났다. 영화 '나랏말싸미'가 전미선의 유작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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