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지금까진 내 최고의 코파 아메리카 대회는 아니다."
아르헨티나 에이스 리오넬 메시(32·FC 바르셀로나)가 스스로 인정했다. 브라질에서 열리고 있는 2019년 코파 아메리카에서 자신의 활약이 부족하다고 스스로 진단했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이후 3월 복귀 때까지 약 8개월간 국가대표팀 휴식기를 가졌던 메시는 개인경력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위해 의욕적으로 대회에 임했다. 하지만 8강전까지 4경기에서 필드골을 기록하지 못했다. 파라과이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페널티로 동점골을 넣은 게 전부다.
메시 의존도가 높은 아르헨티나 대표팀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최종전에 가서야 초청팀 카타르를 상대로 첫 승을 따내며 1승 1무 1패 승점 4점으로 간신히 8강에 올랐다. 베네수엘라를 2대0으로 꺾은 베네수엘라전 경기력이 그나마 괜찮았다. 리오넬 스칼로니 아르헨티나 대표팀 감독과 '절친' 앙헬 디 마리아(파리 생제르맹)는 "경기장 안팎에서 최고" "잘해주고 있다"며 메시를 감싸지만, 메시는 정작 본인의 플레이와 대표팀 경기력에 만족하지 못하는 눈치.
스페인 일간지 '마르카'는 29일 메시가 이번 코파 아메리카에서 부진한 4가지 이유를 소개했다. 첫 번째는 최악의 잔디 상태다. 메시 본인이 여러차례 잔디에 대한 불만을 나타냈었다. 공이 토끼처럼 껑충껑충 뛴다는 표현까지 썼다. 메시 외에도 많은 선수가 잔디 문제를 지적했다.
아르헨티나 공격진 파트너 문제도 메시가 부진한 이유일 수 있다고 '마르카'는 분석했다. 세르히오 아구에로(맨시티) 로타로 마르티네스(인터 밀란)를 번갈아 기용했지만, 크게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없었다. 청소년 대표팀 시절부터 오랜기간 함께 호흡을 맞춰온 아구에로와는 콜롬비아전 전반전에 단 한 번의 패스도 주고받지 못했다. 그나마 지오반니 로 셀소(레알 베티스)가 메시와 좋은 호흡을 보였으나, 베네수엘라와의 8강전에선 후반에 교체투입됐다.
3~4번째 이유는 메시와 관련된 것들이다. 무에서 유를 창출하는 소속팀 바르셀로나에서와 달리 메시는 이번 대회 4경기에서 필드골을 넣지 못했다. 공 운반, 플레이메이킹에도 능한 평소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경기에 크게 관여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마르카'는 지난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와 코파델레이 연이은 탈락에 따른 심리적 요인 때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마르카'는 '좋지 않은 시간을 보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메시는 그의 대표팀을 이끌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브라질(과의 준결승)전에서 그의 활약이 필요하다는 걸 그는 알고 있을 것'이라고 적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간 준결승전은 한국시각 3일 오전 9시30분 미네이랑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이 경기에서 승리한 팀은 칠레-페루전 승자와 결승에서 격돌한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