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현역은퇴를 앞둔 '꽃범호' 이범호(38)가 다음달 4일부터 개인통산 2000경기 출전의 꿈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박흥식 KIA 감독대행은 3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릴 KT 위즈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이범호가 4일 NC 다이노스전부터 등록될 예정이다. 역할은 대타 뿐만 아니라 대수비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범호는 2011년 일본에서 국내로 유턴한 뒤 KIA 유니폼을 입고 지난 8년간 '핫 코너' 3루를 지켰다. 시즌 타율 3할을 넘긴 건 두 차례(2011년 0.302, 2016년 0.310)에 불과했지만 이범호에겐 또 다른 능력이 있었다. 중요한 순간 한 방을 때려줄 수 있는 클러치 히터의 면모를 발휘했다. 조범현-선동열-김기태 전 감독들에게 능력을 인정받은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유연성을 바탕으로 한 안정된 수비로 자신의 가치를 높였던 내야수였다.
하지만 흐르는 세월은 무시할 수 없었다. 그를 계속해서 괴롭혔던 햄스트링(허벅지 뒷 근육)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일본 스프링캠프에서 중도하차한 뒤 4월 10일이 돼서야 1군에 콜업됐다. 팀이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몸 상태는 100%가 아니었다. 타격은 되는데 주루를 할 수 없는 상태였다. 결국 4월 27일 키움 히어로즈전을 마지막으로 2군으로 내려간 뒤 1군행 기회를 받지 못했다. 2000경기 출장 대기록에 5경기 남아있는 상태다.
사실 이범호가 현역은퇴에 마음을 굳힌 건 4월 말이었다. 이후 은퇴를 결정지은 뒤 이범호는 19일부터 1군에 올라와 팀과 함께 하고 있다. 이범호는 박 감독대행으로부터 잊지 못할 선물을 받을 전망이다. 은퇴식이 열리는 13일 친정팀 한화 이글스전 선발출전이다. 박 감독대행은 "생각해놓은 것이 있었다. 범호을 은퇴식날 선발출전시킬 것이다. 마지막까지 좋은 추억을 쌓게 해주고 싶다"며 레전드로 남을 선수에 대한 예우를 보여줬다. 수원=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