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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세계대전', 레너드 듀란트가 불러온 NBA FA 광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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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현지에서는 광란(frenzy)이라는 표현을 쓴다. 좀 더 자극적으로 '3차 세계대전'이라는 말도 나온다.

NBA 에어컨 리그. FA 시장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럴 수밖에 없다.

토론토의 우승으로 끝났지만, 아직까지 코트 밖 '경쟁'은 끝나지 않았다. 아니, 지금부터 시작이다. 더욱 가열된 상태다.

올 시즌 유난히 강력한 FA들이 많다. '이동' 자체 만으로 팀의 플레이오프 확률을 높이고, 리그 판도를 뒤흔들 강력한 카드들이 즐비하다. 이미 르브론 제임스를 중심으로 한 LA 레이커스는 론조 볼 등 핵심 신예들을 내주고 리그 최고의 빅맨 중 하나로 평가받는 앤서니 데이비스를 품었다. 시작일 뿐이다. 토론토의 우승을 이끈 카와이 레너드, 아킬레스건을 다쳤지만, FA를 선언한 케빈 듀란트. 여기에 카이리 어빙, 지미 버틀러 등이 가미되면서, 시즌보다 더욱 흥미로운 비시즌이 진행되고 있다.

▶케빈 듀란트

리그 최고의 득점력을 가진 케빈 듀란트는 챔프전 도중 아킬레스건 파열이라는 중대한 부상을 입었다. 내년 시즌 정상적 합류가 쉽지 않다는 예상도 나왔다. 1년을 기존의 골든스테이트에서 쉰 뒤 FA를 선언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하지만, 듀란트는 결국 시장에 나왔다. 반응은 상당히 뜨겁다.

기존 소속팀 골든스테이트를 비롯해, 브루클린 네츠, 뉴욕 닉스, LA 클리퍼스 등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미국 스포츠전문채널 ESPN은 '듀란트가 소속팀 골든스테이트에 맥스계약을 할 경우 5년 2억2130만, 평균 4430만달러(약 512억원), 팀을 이동할 경우 4년 1억6400만달러, 평균 4100만달러(약 475억원)에 계약을 맺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듀란트 에이전트 리치 클레이먼은 뉴욕으로 이동, 닉스와 네츠 등과 협상하고 있다. 두 구단은 아킬레스 부상 중인 듀란트가 내년 시즌 통째로 결장하더라도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했다. 그만큼 계약에 적극적이다.

▶카와이 레너드

레너드의 지난 시즌 토론토행은 '도피처'로 인식됐다. 샌안토니오와의 불화로 트레이드된 토론토. 1년 후 FA 자격을 획득하는 레너드 입장에서는 그동안 오랜 공백 속에서 자신의 기량을 입증함과 동시에 초대형 FA 계약을 이끌어 낼 디딤돌로 생각했었다. 그런데, 토론토는 우승했다. 레너드의 주가는 극대화됐다. 단, 일시적 과정으로 고려됐던 토론토 잔류 확률이 높아졌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마사이 유지리 단장은 최근 레너드와의 미팅으로 통해서 '신뢰가 쌓인 상태'라며 재계약에 자신감을 보였다. 레너드 입장에서도 토론토 잔류도 고민해야 한다. 하지만, LA클리퍼스를 비롯해 브루클린 네츠가 영입경쟁에 뛰어들었다. 팀 체질을 개선 중인 보스턴 셀틱스와 댈러스 매버릭스도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최근 NBA 이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돈' 뿐만 아니라 '우승 가능성이 갖춰진 팀이냐'는 점이다. 슈퍼스타들이 클리퍼스, 네츠를 선호하는 이유다.

클리퍼스의 경우, 지난 시즌 대대적 팀 개편이 있었다. 토바이어스 해리스를 트레이드한 뒤 리빌딩 모드에 들어갔다. 그런데 루 윌리엄스, 몬트렐 헤럴 등을 중심으로 한 경기력이 극대화되면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즉, 리빌딩 팀이 플레이오프에 올랐는데, 워낙 좋은 롤 플레이어들이 많기 때문에 절대적 에이스가 들어오면 충분히 우승 경쟁을 펼칠 수 있다. 샐러리캡도 넉넉하다. 그런 점에서 브루클린 네츠도 마찬가지다.

때문에 두 팀은 레너드의 영입에서 사활을 걸고 있다. 여기에 보스턴에서 FA 자격을 획득한 카이리 어빙까지 언급된다. 실제 두 팀이 듀란트와 어빙을 동시에 데려오면 동부의 최강자로 거듭날 가능성이 높다.

▶복잡한 셈법

최근 휴스턴은 제임스 하든과 크리스 폴을 제외한 주요 선수들(클린트 카펠라, PJ 터커)을 트레이드 대상으로 올려놓았다. NBA에서 신뢰도가 매우 높은 아드리안 워나르우스키 기자의 보도에 따르면 '휴스턴이 클린트 카펠라, 에릭 고든, PJ 터커 등을 정리하면서 필라델피아 지미 버틀러와 사인 앤 트레이드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버틀러 역시 레너드와 폴 조지보다는 약간 떨어지지만 리그 대표적 공수 겸장 스몰 포워드다. 즉, 버틀러가 가세하면 휴스턴 하든-폴과 함께 우승 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이다.

여기에 보스턴은 팀을 떠나는 어빙을 대신해 샬럿 호네츠의 에이스 켐바 워커와 접촉을 하고 있고, 지난 시즌 브루클린을 이끌었던 디앤젤로 러셀 역시 다수의 팀들의 영입 타깃이 되면서 복잡한 FA 시장의 변수로 가세했다.

역대급 흥미도를 갖춘 'FA 대전'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결국 듀란트와 레너드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서, NBA의 FA 광풍은 서서히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아니, 이제부터 시작이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