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당초 기대치를 훨씬 웃도는 활약이다.
롯데 자이언츠 새 외국인 타자 제이콥 윌슨이 빠르게 존재감을 각인시키고 있다. 지난 주 합류 직후 곧바로 중심 타선에 합류하며 존재감을 드러내는 동시에, 수비에서도 당초 전망보다 훨씬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박수를 받고 있다.
윌슨은 롯데 합류 후 23일까지 치른 5경기서 타율 4할(15타수 6안타)을 기록했다. 출루율 5할2푼6리, 장타율 4할6푼7리다. 삼진은 단 3개에 그쳤을 뿐, 4사구를 4개나 얻어내면서 뛰어난 선구안을 선보였다. 지난 22일 사직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는 2루타를 뽑아내면서 첫 장타도 신고했다. 낮은 타격 스탠스에도 힘있는 스윙, 정확한 컨텍트 능력을 선보였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수비. 당초 1, 3루 수비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던 윌슨은 22~23일 키움전에서 2루수로도 기용됐다. 넓은 수비폭과 안정된 송구 능력을 선보이면서 박수를 받았다. 양상문 감독은 한동희, 정 훈 등 기존 1, 3루 자원들과 월슨을 돌아가며 실험하는 모습도 보였다.
윌슨이 기대 이상의 수비력을 선보이면서 롯데의 내야 뎁스는 한층 견고해질 전망. 3루엔 한동희, 문규현, 강로한, 2루에는 오윤석, 고승민, 김동한, 1루에선 허 일, 정 훈 등이 활용 가능한 자원이다. 하지만 수비 뿐만 아니라 타격 기복 탓에 꾸준한 활약을 펼치지 못한 채 로테이션 체제가 불가피하게 가동된 측면이 있었다. 세 포지션을 모두 활용 가능한 월슨이 꾸준한 활약을 펼친다면 타선의 힘을 강화함과 동시에 내야 안정감도 크게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동적인 수비 포지션이 윌슨의 활약에 변수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하지만 앞선 경기서 드러난 윌슨의 기본기와 집중력 등은 당분간 멀티 포지션에 큰 지장을 초래할 만한 수준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양 감독은 당분간 윌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내야의 안정감을 키움과 동시에 화력 역시 끌어 올리는 복안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카를로스 아수아헤 교체 때만 해도 롯데가 그 이상의 결과물을 만들어낼 지에 대한 우려가 컸다. 윌슨의 최근 활약을 보면 롯데와 양상문 감독의 선택은 옳았다고 볼 수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