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3일 칼럼에서 한화 이글스 외야수 출신으로 일본 독립리그(BC리그)에서 활약 중인 김원석(30·후쿠시마 레드호프스)을 소개한 바 있다.
김원석은 지난 주 끝난 BC리그 전반기 일정에서 타율 3할7푼9리로 리그 3위에 올랐다. 출루율 4할8푼(4위), 홈런 6개(공동 7위) 등 팀의 4번 타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올해 BC리그에는 김원석과 마찬가지로 맹활약 중인 프로 출신 선수가 있다. 지난해까지 한신 타이거즈에서 뛰었던 내야수 니시오카 쓰요시(35·도치기)가 주인공. 니시오카는 BC리그에서 타율 4위, 출루율 3위, 홈런 6개를 기록 중이다. 김원석의 후쿠시마는 BC리그 동부지구 6팀 중 4위, 도치기는 3위로 전반기 시즌을 마쳤다.
니시오카는 한때 NPB를 대표하는 타자 중 한 명이었다.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 퍼시픽리그 수위 타자(1회), 도루왕(2회) 타이틀을 거머쥔 바 있다. 일본 대표팀 소속으로 WBC 무대를 밟았고, 이후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도 했다. 지난해를 끝으로 한신과 결별한 니시오카는 BC리그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NPB 복귀를 꿈꾸고 있다.
김원석은 "니시오카는 학창 시절 TV로 많이 본 선수다. 고교 시절 내야수들에게 수비를 잘하는 니시오카는 로망과 다름 없었다"며 "지금도 아주 좋은 타격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니시오카를 바라보는 그의 시선은 단순히 야구 실력에 그치지 않는 모습이다. 김원석은 "니시오카가 삼진을 당한 뒤 덕아웃까지 뛰어서 들어가더라"며 "팀내 최고참인데도 최선을 다해 뛰는 모습을 보면서 '역시 메이저리그까지 갔다 온 사람은 다르구나'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김원석도 니시오카 만큼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후쿠시마 내야수 하타케야마 유야(23)는 김원석을 두고 "우리 팀에서 가장 많이 훈련 하는 선수다. 정신력도 누구보다 강하다"고 말했다. 그는 "매일 내 차를 타고 같이 훈련장에 가는데, 김 상(씨)은 제일 늦게까지 티배팅을 한다"며 "어느 선배보다 엄격하지만 친절하다. 내가 부진할 때도 번역기로 '실망하지 말자'는 메시지를 찍어주며 격려 해준다"고 덧붙였다. 후쿠시마 팬들 역시 최선을 다하는 김원석의 모습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있다. 이들 역시 김원석이 한국에서 과거에 일으킨 사건을 알고 있지만, 노력하는 현재의 모습을 응원하고 있다.
과거의 영광을 뒤로 하고 권토중래를 꿈꾸고 있는 니시오카의 모습은 김원석이 그리는 미래와 다르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김원석은 오늘의 활약에 더 집중하고 있다. "여기서 더 좋은 성과를 낸다고 해서 큰 욕심은 없다. 개인 성적보다 팀 승리가 중요하다는 마음가짐으로 야구를 하고 있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