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급추락은 일시적 현상일까, 아니면 예고된 결과였을까.
NC 다이노스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5월 한때 SK 와이번스-두산 베어스의 '절대 2강 체제'까지 넘볼 정도로 기세를 떨쳤지만, 지금은 소위 '5약'으로 불리는 하위권 팀들의 추격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내몰렸다. 6월 마지막주 주중-주말 6연전이 분수령이 됐다.
NC는 6월 들어 치른 20경기서 단 6승(14패)에 그치고 있다. 3~4월 30경기 18승(12패), 5월 26경기 13승(13패)과 비교하면 차이는 두드러진다. 올 시즌 최다인 7연패를 당하는 등 부진했던 흐름이 영향을 끼쳤다.
타선의 문제가 가장 커 보인다. NC의 6월 팀 타율은 2할4푼2리로 전체 8위다. 3~4월(2할8푼8리·2위), 5월(2할9푼6리·1위) 내내 상위권을 유지했던 모습과는 딴판. 상위 타선 문제가 크게 작용하는 모습이다. NC의 6월 테이블세터 타율은 2할2푼3리에 그치고 있다. 중심 타선이 시즌 내내 2할 후반~3할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밥상을 제대로 차려주지 못하면서 시너지 효과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타선 생산성이 추락한 모습이다.
마운드 역시 불안하다. 뎁스가 얇은 선발-불펜 문제가 현실화 되고 있다. 3~4월 3.80(4위)에서 시작했던 팀 평균자책점은 5월(4.54·8위)을 거쳐 6월(4.95) 최하위로 떨어졌다. 이닝당 출루허용률(1.51), 불펜 평균자책점(5.54)도 전체 10위로 마찬가지 흐름. 시즌 초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던 김영규-버틀러의 부진, 이재학의 부상 등 악재가 겹쳤다. 선발진이 흔들린 상황에서 불펜이 다양한 변화를 통해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기록을 돌아보면 NC의 부진은 타선 침체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분석할 수도 있다. 외국인 타자 크리스티안 베탄코트가 2군으로 내려가면서 타선 부담이 커진 상황. 베탄코트의 복귀 내지 대체 외국인 선수 영입으로 변화를 주고 타선 구조를 재정비해 반등한다면 다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다. 에이스 역할을 해주는 드류 루친스키를 비롯해 이재학, 구창모, 박진우 등 여전히 선발진에 활용 자원이 많다는 점도 강점이다. 강윤구-배재환-원종현으로 이어지는 불펜의 필승공식도 언제든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NC가 주저 앉을 것이라는 예상도 적지 않다. 시즌 초반 투-타 줄부상으로 빈 자리를 백업의 힘으로 메웠지만, 이들 역시 시간이 흐르면서 상대 데이터분석으로 약점이 파악되면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고, 얇은 뎁스 탓에 또다른 변화를 주지 못하고 있는게 최근 부진의 근본적 원인이라는게 이유다. 나성범을 제외한 대부분의 부상자들이 복귀했음에도 반등 실마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최근 흐름도 설득력을 더한다.
시즌 전 NC를 바라보는 시각은 '얇은 뎁스와 그로 인한 추락' 쪽에 쏠렸던게 사실이다. 더 이상의 추락은 이런 시각이 다르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꼴이다. NC의 반등 외침이 허언이 아니었음을 증명해야 할 시기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