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타마(일본)=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김도훈 감독과 울산 현대가 '우라와 정벌'에 성공했다.
김도훈 감독이 이끄는 울산 현대는 19일 일본 사이타마의 사이타마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우라와 레즈와의 2019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16강 1차전에서 주민규의 동점골과 황일수의 역전골을 묶어 2대1로 역전승했다. 원정에서 값진 승리를 거머쥔 울산은 '어게인 2012년'을 향한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채웠다. 울산은 26일, 홈으로 우라와 레즈를 불러들여 8강 진출을 노린다.
▶경기 전=자존심 걸린 '클럽' 한-일전
울산은 4-2-3-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주민규가 최전방에서 공격을 이끌었다. 김보경 이근호 김인성이 뒤에서 힘을 보탰다. 박용우와 믹스가 더블볼란치(수비형 미드필더)로 발을 맞췄다. 수비는 박주호, 불투이스, 강민수 김태환이 담당했다. 골키퍼 장갑은 오승훈이 꼈다.
각오가 남달랐다. 울산은 지난 2012년 이후 아시아 무대에서 정상을 밟지 못했다. 지난해에도 16강에서 도전을 멈췄다. '어게인 2012년'을 외치는 울산은 녹아웃 스테이지 첫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한다는 다짐이었다.
쉽지 않은 경기였다. 울산은 지난 15일 홈에서 포항 스틸러스와 '동해안 더비'를 치른 뒤 17일 일본에 도착했다. 이동에만 7시간 이상이 걸렸다. 게다가 경기가 열리는 사이타마스타디움은 홈 관중의 열성적인 응원으로 유명한 곳이었다. 무엇보다 울산은 최근 일본 원정에서 재미를 보지 못했다. 2018, 2019년 연속으로 가와사키 원정에서 무승부를 기록했다.
김 감독과 선수들은 이를 악물었다. '클럽' 한-일전에서의 승리를 외쳤다.
▶전반=주민규 천금 동점골, 그리고 산책 세리머니
킥 오프 휘슬이 울렸다. 홈팀 우라와의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섰다. 전반 4분에는 코너킥, 2분 뒤에는 무토 유키의 슈팅으로 울산의 골망을 노렸다. 위기를 넘긴 울산은 김보경과 이근호 등 측면 자원을 활용해 반격에 나섰다.
그러나 우라와 레즈의 공격이 조금 더 거셌다. 전반 16분에는 야마나카 료스케가 왼발로 기습 슈팅을 날렸다. 오승훈의 선방으로 실점을 막았다. 전반 23분에는 무토 유키가 또 한 번 슈팅을 날렸지만, 빗나갔다.
울산은 전반 25분 기회를 만들었다. 김인성이 스피드를 앞세워 상대 진영으로 파고 들어갔고, 이근호를 거쳐 주민규에게 연결됐다. 하지만 제대로된 슈팅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기회를 살리지 못한 울산은 실점을 허용했다. 우라와 레즈는 전반 37분, 타쿠야 아오키의 패스를 받은 아오키 스기모토의 깜짝 헤딩슛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당황한 울산은 공격 진영을 끌어올렸다.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전반 42분, 이근호의 패스를 받은 주민규가 정확한 헤딩골로 우라와 레즈의 골망을 흔들었다. 득점에 성공한 주민규는 무표정한 얼굴로 우라와 레즈 서포터즈석으로 다가갔다. 귀에 손을 댄 채 가볍게 산책에 나섰다. 2010년 5월, 박지성(은퇴)의 이른바 '산책 세리머니'를 재현한 것이었다. 두 팀은 1-1로 전반을 마감했다.
▶후반=일진일퇴 공방전, 황일수 결승골
일진일퇴의 공방전이 펼쳐졌다. 우라와 레즈의 모리와키 료타가 슈팅을 날리자, 울산은 이근호의 슛으로 맞불을 놨다. 결승골을 향한 두 팀의 공격은 더욱 거칠어졌다.
울산이 교체카드를 활용해 변화를 줬다. 후반 19분 주민규 대신 황일수를 투입했다. 발 빠른 황일수를 활용해 상대를 파고든다는 계획이었다. 우라와 레즈도 켄유 스기모토와 료타 모리와키 대신 코야 유루키와 토모야 우가진이 차례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에 울산은 이근호 대신 주니오를 투입해 맞불을 놨다.
교체 카드는 울산이 적중했다. 황일수가 후반 35분 단독 드리블로 상대 진영을 향해 달려가다 강렬한 슈팅을 날렸다. 황일수의 슛을 그대로 상대 골망을 갈랐다. 마음 급한 우라와는 일방적으로 공격을 펼쳤다. 하지만 경기를 뒤집은 울산은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발휘,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한편, 두 팀은 26일 울산의 홈에서 2차전을 치른다.
사이타마(일본)=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