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기록이 먼저가 돼선 안된다."
SK 와이번스 염경엽 감독이 마무리 하재훈의 연속 경기 무실점 기록에 대해 경계심을 보였다.
하재훈이 29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며 KBO리그의 새 기록에 다가서자 많은 이들이 하재훈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 하재훈은 4월 4일 인천 롯데전부터 6월 15일 인천 NC전까지 두 달 넘게 실점없이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KBO리그에서 연속 경기 무실점 기록은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활약중인 오승환이 가지고 있다. 2011년 삼성 유니폼을 입고 31경기 동안 무실점 행진을 했었다. 한국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꼽히는 오승환의 아성에 도전장을 낸 것이다.
타자에서 투수로 전향한 초보 투수인 하재훈이 대기록에 성큼 다가섰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하재훈은 올시즌 34경기 33이닝을 소화하며 5승1패 15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1.09를 기록 중이다. 시즌 초반엔 중간계투로 출발했으나 이내 필승조가 됐고, 마무리까지 빠르게 승진했다. 어느새 믿음직한 마무리가 돼 조상우(키움) 원종현(NC·이상 18세이브)에 이어 세이브부문 공동 3위에 올라 세이브왕에도 도전할 수 있는 상황까지 됐다.
여기까지 온 김에 새 기록을 세우길 바라는 마음이 크지만 염 감독은 기록이 가져다주는 변화엔 부정적이었다. 새롭게 투수로 전향해 아직 경험이 부족한 하재훈에게 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염 감독은 "하재훈이 올시즌 성장해서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하재훈이 투수가 되는 과정에 기록이 달성되는 것이라면 당연히 좋다. 하지만 기록을 의식하는 것은 좋지 않다. 기록을 위해 이전과 다르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염 감독에겐 올시즌 하재훈이 투수로서 정착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투수로서 시즌을 치러본 적이 없기 때문에 경험을 쌓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기록을 세우게 된다면 당연히 환영이다. 하재훈이 투수로서 자신감을 갖고 성장할 수 있는 큰 자양분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기록 때문에 부담을 갖고 피칭에까지 영향을 끼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하재훈은 연속 경기 무실점 기록에 대해 "당연히 도전을 하는 것이고 기록을 달성한다면 좋지만 안돼도 상관없다"며 쿨한 모습을 보였다. 광주=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