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실력인지 나이탓인지…."
올라왔다 싶으면 다시 부진으로 이어진다. 꾸준함의 대명사였던 최형우(·36KIA 타이거즈)에겐 어울리지 않는 롤러코스터 성적표.
최형우가 오랜만에 웃었다. 1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홈경기서 팀을 승리로 이끄는 역전 스리런포를 날렸다. 1-2로 쫓아간 2사 1,2루의 찬스. '메이저리그'급으로 평가받는 SK의 필승조를 생각할 때 이 기회를 놓치면 KIA에게 역전의 기회가 오긴 쉽지 않아 보였다.
4번 최형우의 차례. 사실 기대가 크지는 않았다. 5월에 타율 3할2푼에 5홈런 14타점을 올린 최형우였는데 6월엔 타율 2할2푼에 2홈런 8타점에 그치고 있었다. 특히 지난주 5경기에선 6푼7리(15타수 1안타)의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4회말 두번째 타석 때 2루쪽 내야안타를 쳤지만 찬스에서도 약한 모습 때문에 기대보단 걱정이 더 컸던 상황.
최형우는 최형우였다. 볼카운트 2B1S에서 4구째 가운데 높게 오는 122㎞ 커브를 놓치지 않았다. 제대로 때린 타구는 경쾌한 타구음과 함께 우측 담장을 넘어 잔디밭으로 떨어졌다. 4-2의 역전.
최형우는 "계속 득점권에서 안좋았는데 오늘 홈런이 중요한 상황에서 나왔고 팀승리로 연결돼 기분 좋다"며 미소를 지었다. 홈런상황에 대해서는 "직구를 노리고 있었는데 변화구가 들어왔다. 운좋게 타이밍이 맞았다"고 했다.
이내 진지한 표정으로 바뀐 최형우는 "팀성적이 안좋은 상황에서 한 경기 잘했다고 마음의 짐을 덜 수는 없다"면서 "올해 실력인지 나이탓인지 기복있는 플레이를 하고 있어 걱정이다. 최선을 다해 이겨내는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최형우의 올시즌 성적은 타율 2할8푼3리, 11홈런, 48타점이다 2012년 2할7푼1리 이후 처음으로 2할대 타율로 떨어진 상태다. 7년 연속 20홈런과 6년 연속 100타점을 장담할 수 없다.
1위 팀 SK를 상대로 역전승을 만든 홈런이 예전 최형우의 타격을 소환할 수 있을까. 반전을 노리는 KIA에겐 꼭 필요하다. 광주=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