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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실핏줄 마저 연기"…'비스트' 이성민, 괴물 같은 연기력의 최정점(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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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배우 이성민이 또 다시 자신의 한계를 넘었다. 이성민의 괴물 같은 연기력이 빛나는 영화 '비스트'가 관객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게 될까.

희대의 살인마를 잡을 결정적 단서를 얻기 위해 또 다른 살인을 은폐한 형사와 이를 눈치챈 라이벌 형사의 쫓고 쫓기는 이야기를 그린 스릴러 범죄 영화 '비스트'(이정호 감독, 스튜디오앤뉴 제작).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공개됐다. 이날 시사회에는 이성민, 유재명, 전혜진, 최다니엘, 이정호 감독이 참석했다.

2005년 프랑스 자국영화 최고 관객수를 동원한 '오르페브르 36번가'(올리비에르 마샬 감독)을 원작으로 한 '비스트'는 원작이 치밀한 구성과 전개을 살리면서도 '비스트'만의 다양한 공간과 스타일리쉬한 비주얼, 그리고 캐릭터의 감정 변화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모그 음악 감독의 음악이 더해져 영화의 몰입을 높인다. 하지만 영화의 높은 폭력 수위와 잔혹사 묘사는 눈쌀을 찌푸린다. 청소년관람불가 영화이긴 하지만, 시체를 향한 노골적인 카메라 앵글과 살인에 대한 묘사 등은 피로감을 더한다. 또한 범죄 스릴러 영화라는 장르에 비해 빠르지 않은 전개와 점점 비극과 파국으로 치닫는 캐릭터와 이야기는 모든 관객층이 영화를 즐기긴 힘들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하지만 '비스트' 속 배우들의 배우들의 괴물 같은 뛰어난 연기력은 감탄을 자아낸다. 지난 해 영화 '공작'(윤종빈 감독)을 통해 국내 다수의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이성민은 살인마를 잡기 위해 또 다른 살인을 은폐한 강력반 에이스 한수 역을 맡아 '공작'을 뛰어넘는 강렬한 연기를 펼친다. 극한으로 치닫게 되는 상황 속에서 느끼는 압박감을 느끼는 다층적인 캐릭터의 감정선을 완벽하게 소화한다. 특히 파국으로 점철되는 후반부에 모든 감정을 폭팔시키는 감정 연기는 감탄을 자아낸다. 전혜진은 희대의 살인마를 잡을 결정적 단서를 쥔 마약 브로커 춘배 역을 맡아 필모사상 최고의 변신을 선보인다. 피어싱과 타투, 스모키 메이크업 등 파격적인 스타일링으로 완성된 '춘배'를 연기해 지금껏 볼 수 없었던 배우 전혜진의 새로운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한수의 살인 은폐를 눈치챈 라이벌 형사 민재 역을 맡은 유재명이 이성민과 날선 대립각으로 극의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이날 연출자 이정호 감독은 "형사가 나오고 형사가 범인을 잡는 영화가 일반적인것이라면 '비스트'는 다른 방향으로 기획됐다. 가장 차별점이라고 생각한다. 인물들의 얽히고 설킨 관계들과 입장들, 선택의 무게와 책임을 다루면서 장르적으로 쫄깃쫄깃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영화에 대해 설명했다.이 감독은 취재진이 영화의 높은 폭력 수위를 여과없이 보여주는 연출 의도에 대해 질문하자 "폭력 수위는 편집 과정에서 많이 낮춰졌다. 저는 오히려 이번 영화가 '뽀로로 버전'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그는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폭력을 지양하는 편이다. 오히려 직접적으로 가하는 장면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보시는 분 마다 온도차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극을 이끌어가는 영화의 중심 한수 역의 이성민은 "관객분들이 영화를 보시면서 캐릭터들의 입장과 처지를 공감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연기했다. 한수가 괴물이 되어가는 과정을 공감해주시면서 따라와 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비스트'라는 영화에 대해 "일반적인 형사물이라고 보지 않는다. 단순히 범인을 잡는 것을 넘어 범인을 잡기 위해 파국을 향해 달려가는 두 형사의 이야기라고 생각해주시면 좋겠다.

이어 '비스트'를 통해 영화의 주연으로 자리 잡은 민태 역의 유재명은 "민태가 가진 쉽게 단정지을 수 없는 질투나 경쟁심을 만드는 게 중점이었다. 안개 속에 가려진 인물의 디테일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화 주연으로서 새로운 자리를 잡게 됐는데 많이 긴장되고 부담감도 있다. 하나 확실한건 혼자 하는 게 아니라 함께 하는 작업이라서 많이 의지하면서 작업했다. 앞으로도 공유하며 소통하면서 작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또한 유재명은 '비스트'는 "익숙한 듯 하지만 다른 영화"라면서 "인물들을 바라보는 관점이 너무 처절하면서 공감이 되기도 하고 영화가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고 달려가는 영화 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한 "시나리오를 보고 춘배라는 캐릭터에 매료됐다"는 전혜진은"그런 부분들을 시원하게 표현하고 중점적으로 표현하려고 했다. 최대한 제 안에 있는 비스트를 꺼내려고 노력했다. 그런 걸 관객들도 느끼실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여태껏 보지 못했던 배우들의 새로운 모습을 보실 수 있는 작품인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날 이성민은 극중 거친 액션신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혜진씨 머리를 발로 차는 장면을 촬영하다가 혜진씨가 울었던 기억이 난다. 사고가 살짝 났었다. 다행히 크게 다친 건 아니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전혜진은 "그냥 눈물이 계속 흐르더라, 정말 아팠나보다. 그런데 그 다음 장면이 돌로 (이성민을) 치는 장면이라서 해소됐다"고 말했다.이야기를 들은 이성민은 "제가 예전에 이선균 씨를 때리는 드라마 촬영을 해서 선균 씨 아들이 저를 되게 싫어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엄마를 때려서 아들이 저를 더 싫어할 것 같다. 그런데 다행히 (청소년관람불가 영화이기 때문에) 아직 아들이 볼 수 없는 영화라 다행이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이성민과 유재명은 서로의 연기력에 대해 극찬을 전했다. 이성민은 유재명에 대해 "작품과 연기에 대한 해석이 굉장히 훌륭하다. 제가 유재명씨의 해석을 많이 컨닝했다"고 전했다. 이에 유재명은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후반부 이성민씨가 눈이 빨갛게 나오는 장면이 정말 실핏줄이 터진 장면이다. 그 장면을 보면서 어떻게 실핏줄까지 조절하는 연기를 할까 싶더라. 나는 언제쯤 실핏줄까지 조절하는 연기를 선보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비스트'는 이성민, 유재명, 전혜진, 최다니엘 등이 가세했고 '방황하는 칼날'의 이정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6월 26일 개봉.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