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주 52시간제 본격 시행을 앞두고 주요 은행들이 집중근무와 회의 축소 등 다양한 방법으로 불필요한 업무시간 줄이기 '실전'에 나섰다.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주 52시간제 본격 시행을 앞두고 우선해서 손을 대는 부분은 회의 시간이다.
우선 KEB하나은행은 오는 24일부터 회의는 주 1회, 시간은 1시간 이내, 자료는 1일 전에 배포하자는 의미인 '하나·하나·하나' 캠페인을 진행한다. 보고는 사내 인트라망을 통해 비대면으로 하되 보고 자료는 한 페이지 내로 하도록 하고, 회의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 알람시계를 구매해 회의실에 배치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이미 5분, 15분, 30분 등 원하는 시간만큼 알람을 선택할 수 있도록 설계된 알람시계를 부서에 나눠줬다. 또한 짧은 회의는 회의실에서 앉아서 하기보다 서서 하도록 하고, 임원 회의는 사전에 안건을 안내해 회의 효율성을 높였다.
이미 '스탠딩' 회의를 하고 있는 KB국민은행은 태블릿PC로 회의 내용을 확인하도록 해 회의자료를 출력하는 등 회의 준비에 소요되는 시간도 줄였다. 보고서 작성에 과도한 시간이 들어가지 않도록 파워포인트 보고서를 전면 금지하고 키워드 중심으로 작성하도록 했다.
우리은행은 회의 자료는 1장 이내, 회의 시간은 1시간 이내, 회의 결과 회신(피드백)은 1일 이내로 하자는 '1·1·1'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또 회의에서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자리를 자율적으로 앉고 '그래선 안 돼', '시키는 대로 해' 등과 같은 금지어를 지양하도록 했다.
NH농협은행은 매주 금요일 오전 8시에 열리던 경영위원회를 오전 9시로 미뤄 정규 근로시간 내에 회의를 소화하게 했다.
교육·연수를 위해 임직원들을 한데 모으는 집체교육도 축소하고 교육·연수도 근로시간에 포함된다.
신한은행은 직급별로 한 해에 일정 시간을 이수하는 의무 교육을 폐지하고, 모바일 교육 플랫폼 '신한 쏙(SOK)'을 통해 틈틈이 원하는 시간에 강의를 들을 수 있게 했다. 상황에 맞게 출퇴근을 하는 탄력근무를 하되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집중근무시간을 두기도 했다.
KEB하나은행은 본점에서 오전에는 9시30분∼11시30분, 오후엔 2시∼4시를 집중근무 시간으로 운영해 타부서 방문을 자제하는 등 업무에 집중하도록 했다. NH농협은행은 오전 10시∼11시30분, 오후 2시∼4시인 집중근무 시간엔 불필요한 외출, 이석(자리 뜨기), 회의, 업무 지시 등을 자제하고 개인별 주 업무를 처리하게 했다.
또한 은행권에서는 주 52시간 본격 시행으로 인력이 모자란 영업점에 본사 인원을 재배치하기도 했다.
신한은행은 이달 중순 본사 인원 50여명을 일선 영업점으로 인사 발령을 냈고, 본격적인 인원 재조정은 다음달 정기 인사 때 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상반기 채용 예정 인원 350명이 9월께 일선 현장에 배치되면 52시간제 시행에 따른 인력 수요를 어느 정도 충족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4월부터 본점 직원 40여명을 업무량이 많은 영업점에 단기 파견해 업무를 지원케 하고 있다.
한편 KEB하나은행은 주 52시간 관련 궁금증이나 애로사항, 문제 해결 방안을 소통할 수 있는 가칭 '주 52시간 지킴이 게시판'을 만들 예정이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