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배우 김하늘이 또 다시 먹먹한 감성 연기로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고 있다. JTBC 월화극 '바람이 분다'에서 김하늘은 캐릭터 디자이너 이수진 역을 연기하는 중이다.
수진은 대학때 만나 연애하고 결혼한 도훈(감우성)과 결혼했지만 권태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이혼한 캐릭터. 남편이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딸 아람을 혼자서 키우며 남편을 원망하고 있다.
'바람이 분다'는 극이 중반으로 흐르면서 수진이 도훈의 알츠하이머 투병사실을 알게되는 클라이맥스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다. 극의 흐름에 따라 김하늘의 멜로 감성 연기도 빛을 발하고 있다.
사실 김하늘은 멜로로 시작해 끊임없이 멜로 연기로 시청자와 관객들을 사로잡은 배우다. 그의 이름 석자를 알리게해준 작품인 영화 '동감'도 판타지 멜로고, "넌 학생이고 난 선생이야"라는 불멸(?)의 유행어를 낳게 해준 드라마는 제목부터 '로망스'다. 드라마 '피아노' '90일, 사랑할 시간' '신사의 품격'와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 '6년째 연애중' '7급 공무원' 등 성공한 작품들은 대부분 로맨스물이다.
하지만 김하늘에게도 멜로 연기의 터닝포인트가 있었다. 바로 결혼이다. 2016년 3월 1살 연하의 사업가와 결혼한 후 그는 디테일한 감성연기가 필요한 멜로물을 주로 선택하고 있다. 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가 그렇고 드라마 '공항가는 길'이 그랬다. 출산 후 첫 작품인 '바람이 분다' 역시 가슴 절절한 멜로다.
최근 멜로물이 흥행에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 '나를 잊지 말아요'나 '공항가는 길'도 흥행에서는 아쉬운 기록을 남겼다. 하지만 김하늘의 연기 하나만은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특히 '공항가는 길'에서 김하늘이 연기한 최수아는 항공사 기장 남편의 가부장적인 룰에 갇혀 살다 자상한 남성에게 자연스럽게 끌리는 여성을 연기하며 불륜 같지 않은 불륜을 표현했다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그리고 이 감성은 '바람이 분다'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바람이 분다'는 줄거리만 봐도 눈물샘을 자극하는 멜로물이다. 이렇게 뻔한 스토리에 공감을 얻기 위해서는 배우들의 호연이 필수적이다. 자신과 딸을 위해 알츠하이머를 숨기고 이혼한 남편의 비밀을 알게되는 아내의 감정 폭발은 예상 가능하다. 그래서 시청자들의 기대 수준은 높아질 수밖에 없고 그 기대수준을 충족시킬 연기를 보여줄 배우는 많지 않다.
김하늘은 자신의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으며 이미 알고 있는 상황이 어색하게 보이지 않을 만큼의 연기력으로 공감을 이끌어냈다. 김하늘이 왜 멜로퀸이 됐나를 보여주는 연기가 '바람이 분다'에서 이어지고 있는 것. 특히 7회 엔딩에서 도훈과 수진이 마주치는 모습이 그려져 시청자들은 앞으로의 전개를 더욱 기대할 수밖에 없게 됐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