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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대표팀 오래 하고파"…'손세이셔널' 손흥민, 주장의 무게 (ft. 절친 박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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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난 대한민국 사람인 걸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대표팀을 더 오래 하고 싶다."

14일 밤 방송된 tvN 특집 다큐멘터리 '손세이셔널-그를 만든 시간'에서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으로서 손흥민의 일상이 그려졌다.

이날 손흥민이 런던 거리를 돌아다니자 그를 알아보는 팬들이 사인, 사진 요청을 했다. 그때마다 손흥민은 미소와 함께 팬들의 요청에 성심성의껏 응했다. 손흥민은 "처음에는 손 떨면서 사인했다. 익숙하다기보다는 이제는 이게 축구선수로서 당연시 돼야 하는 거다"라고 말했다.

영국 일간신문 '가디언' 기자 데이비드 하이트너는 "프리미어리그에 한국 선수가 있다는 건 분명 흔한 일이 아니다. 영국 사람들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경기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렇게 된 데에는 손흥민의 공이 정말 크다. 손흥민의 캐릭터와 가치가 한국 사람들의 이미지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손흥민은 화보 촬영 차 런던을 찾은 배우 박서준과 만났다. 손흥민의 경기를 처음으로 직관한 박서준은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가 끝난 후 만난 두 사람은 안부를 물으며 그동안 못 다한 이야기를 나눴다.

손흥민은 박서준에 대해 "내가 많이 기대는 편이다. 내가 어떤 일을 해도 내 편이 되어주는 사람이다. 많은 점을 배울 수 있는 형이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또 박서준은 손흥민에 대해 "휴대폰에 손흥민을 '손샤인'이라고 저장했다. 승리했다거나 골을 넣었다는 좋은 소식을 들으면 하루가 되게 기분 좋게 시작한다. 그래서 '그저 빛이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손샤인'이라고 저장했다. 한국 사람들에게 그런 존재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서로의 경기와 작품을 빠짐없이 챙겨본다는 두 사람은 음식 취향부터 축구 이야기까지 다양하게 나눴다. 특히 손흥민은 박서준 앞에서 첫 시즌 부진의 기억에 대해 담담히 털어놨다. 그는 "그때는 진짜 힘들다. 근데 그런 경우를 다 이겨내야 한다"며 "경기 못 뛰어도 엄청 노력했다. 왜냐면 내가 뛰고 싶으니까 그냥 항상 열심히 하는 거다"라고 말했다. 또 박서준은 영국에서 외롭게 지내는 손흥민을 걱정했고, 손흥민은 "어릴 때 유럽 나와서 친한 사람이 없다. 친구도 없고. 근데 형하고는 확 가까워졌고, 나한테는 형이라는 존재가 진짜 큰 힘이 된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5개월 만에 한국을 찾은 손흥민은 신태용 전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과 토트넘 홋스퍼 선배인 이영표 축구 해설위원과 만났다. 한자리에 모인 이들은 2018 러시아 월드컵 당시 독일과의 경기를 떠올렸다.

당시 후반 추가 시간에는 쐐기골로 2-0 승리를 이끌었던 손흥민은 "여태까지 넣은 골 중에 어떤 골이 가장 의미가 있었냐고 물으면 고민 없이 그 골을 꼽을 거 같다"며 "독일이 랭킹 1위였는데 그 팀을 이김으로써 우리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월드컵을 마칠 수 있어서 진짜 상당히 의미있었던 거 같다"고 밝혔다.

또 손흥민은 한국 대표팀 주장으로서의 책임감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그는 "(주장에 대해) 부담이라기 보다는 할 일이 많다고 느껴진다. 사실 대표팀이라는 게 명예로운 거지만 한편으로는 책임감이 있어야 되는 자리지 않냐"고 말했다. 이어 "대표팀에 오면 사람들이 내가 슈팅 안한다고 생각하는데 계속 그냥 주게 된다. 찬스 나면 애들한테도 때리라고 한다. 난 막상 때릴 생각을 못 한다. 소속팀이었으면 당연히 보지도 않고 내가 때렸을 텐데 여기서는 찬스만 오면 무조건 옆을 한 번 보게 된다"고 밝혔다.

또 유독 국가대표 경기 때 많이 우는 이유에 대해 "조금 더 책임감이 생긴다. 이 나라를 대표해서 나간 거 아니냐. 소속팀에서 뛸 때보다 졌다는 거 자체가 화가 난다"고 말했다.

전 국가대표팀 주장 박지성도 "부담감이 없지 않다. 오히려 구단에서 뛸 때보다 대표팀에서 뛸 때가 부담감이 더 컸던거 같다. 그만큼 받는 관심도 커지고, 국민들이 기대하는 부분도 더 커지기 때문에"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무거운 책임감과 부담감, 혹사 논란 등에도 손흥민은 국가대표로 더 오래 뛰고 싶은 진심을 드러냈다. 그는 "비행기 타고 오면 체력적으로도 힘들고 사실 잠을 못 자고 경기 하는 건 사실이다. 이틀 잠 못 자고, 경기 하루 전에 좀 잔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대표팀 오는 게 너무 좋다. 한국에서 경기하면 더 재밌다. 많이 오려고 노력한다. 힘들기도 한데 오면 가족들도 볼 수 있고 한국 음식도 먹을 수 있다. 그런 사소한 거 하나가 기분전환에 도움이 많이 되는 거 같다"며 "난 대한민국 사람인 걸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대표팀 더 오래 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손흥민은 "난 대한민국 사람이기 때문에 어디가서도 대한민국 빛내려고 노력하고, 대한민국 사람이라는 걸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대한민국 축구가 발전하도록 많이 돕고 싶다. 왜냐하면 대한민국은 지금보다 더 잘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며 "더 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대한민국 축구를 위해서"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이날 손흥민은 깜짝 팬미팅을 통해 팬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자신 때문에 인생이 바뀌었다는 한 팬의 말에 눈시울을 붉히기도 한 그는 "팬들이 나한테 진짜 많은 사랑을 준다는 거에 어떻게 보답을 해드려야 할 지 모르겠다.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는 것 말고는. 그래서 늘 다음 시즌을 더 잘 준비하고 싶은거 같다"며 "내가 축구할 때 많은 사람이 행복해단다는 걸 몸소 느낀다. 내가 축구 하면서 이렇게 많은 사람이 응원해준다는 것 자체가 너무 행복하고 그래서 더 잘하고 싶다. 더 많이 웃으면서 축구를 해야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너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supremez@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