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라이온즈 고졸 신인 포수 김도환. 모처럼 신바람이 났다. 12일 경기 전 동기생 이병헌이 1군 선수단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전을 앞두고 김도환은 이병헌과 짝을 이뤄 진갑용 코치의 지도 하에 송구와 수비 훈련을 열심히 소화했다.
백업포수 김도환은 경기 전 루틴처럼 진갑용 코치와 함께 나 홀로 훈련을 한다. 모처럼 이날 파트너, 그것도 동기생 포수와 함께 땀을 흘렸다. 그래서인지 평소보다 더 활기차 보였다.
하지만 동기생과 반갑게 해후한 김도환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할 전망이다. 이병헌이 엔트리에 등록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병헌은 주전 포수 강민호의 부상 우려 때문에 1군 선수단에 합류했다. 강민호는 전날인 11일 광주 KIA전에서 수비 도중 두차례나 파울 타구에 어깨쪽을 맞았다. 나지완 타구에 맞은 부위를 한승택 타구에 또 맞고 결국 5회말 수비 때 김도환으로 교체됐다.
삼성 김한수 감독은 12일 경기 전 "(강)민호의 상태가 어떨지 몰라 이병헌을 불렀다.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다행히 괜찮다고 해 선발 포수로 기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병헌에 대해서는 "선수단에 머물다 대구로 이동하면 2군으로 다시 합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병헌으로서는 입단 후 첫 1군 등록 직전까지 갔다가 무산된 셈.
하지만 실망할 필요는 없다. 그래도 포수 자원이 필요할 경우 콜업 1순위임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백업 포수가 고졸 신인 김도환임에도 또 다른 고졸 신인 이병헌을 찾았다는 사실도 고무적이다.
지난 겨우내 두 신인 포수를 데리고 오키나와 캠프를 치른 김한수 감독은 "두 포수 모두 좋은 자질을 가지고 있다"고 칭찬했다.
실제 신일고 출신 김도환과 제물포고 출신 이병헌은 지난해 고교 랭킹 1위를 다투던 최고 유망주 출신이다. 삼성 미래의 안방을 책임질 두 고졸 신인 포수의 짧은 조우. 미래의 모습을 당겨 보는 듯한 착시가 느껴졌던 장면이었다.
광주=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