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박아람 기자] 전자 바이올리니스트 유진박의 매니저가 유진박의 돈을 착취해 도박을 했다는 제보가 나왔다.
지난 10일 방송된 'MBC 스페셜'에서는 '천재 유진박 사건 보고서'를 주제로 유진박 매니저K씨의 사기행각 의혹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제작진은 유진박의 근황을 다룬 '휴먼다큐'를 기획하며 촬영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지난 4월, PD로부터 우편물 한 통이 배달됐다. 편지에 담긴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유진박이 공연을 하고도 출연료를 한 푼도 받지 못하고 노예 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방송에 따르면 유진박의 전성기 시절 3년간 매니저를 한 K씨가 그의 재산에 손을 대며 기만하고 있다는 혐의다.
유진박 지인이라는 제보자는 K씨가 유진박의 재산에 손을 댄 이유가 도박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렇게 표현하면 극단적으로 보일지 모르겠지만 유진박이 앵벌이하고 있는 거다. 유진박이 벌은 돈으로 도박을 하는 거다"고 말했다. K씨는 측근들 사이에서 이미 알려진 도박광이었다.
한 제보자는 K씨에 대해 "유진이가 만난 역대 매니저 중에 제일 나쁘다"며 "다른 놈들은 가둬놓고 때리고 했지만 돈, 재산은 손 안 댔다"고 말했다.
유진박은 어머니에게 상속받은 땅이 있었지만 K씨가 몰래 이 땅을 팔았다는 것. 제보자는 앞으로 더한 일들이 벌어질 수도 있다면서 염려스러워했다.
그는 "유진박에게 돈이 하나도 없다. 0원이다"면서 "K씨가 자꾸 돈을 빌려 오더라. 자꾸 '돈을 빌려 달라' 이런 거다. 로드 매니저까지 돈이 지급 안 되니까 다 그만뒀다. 심지어 밴드들까지 연주를 못하겠다면서 나가버렸다"고 전했다.
K씨가 팔아넘겼다는 문제의 땅은 제주도에 있었다. 지난 2017년 K씨는 유진박의 이름으로 2억 원의 사채를 썼다. 하지만 빚을 갚지 못 했고, 지난해 초 담보로 잡았던 제주도 땅을 팔았다.
제작진에 따르면 당시 약 2,000평의 땅은 3억 2천만 원에 거래됐으며, 평당 약 16만원 꼴로 계산됐다. 시세 5억이었던 땅이 저렴하게 매각됐다는 설명도 추가됐다.
땅을 매입 했던 당사자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기억했다. 매수인은 "유진박은 없었지만 필요한 서류는 다 가져왔었다. 그리고 법무사 입회하에 서류처리가 됐다"고 떠올렸다.
K씨는 유진박이 현재 거주하고 있는 집에도 손을 댔다. 보증금 1억에서 이미 5천만 원을 가져간 상태였으며 월세는 10개월이나 밀려 있었다.
자칫 잘못하면 거리에 나앉게 될 상황이라 제작진은 전했다. 지금까지 드러난 피해금액만 사채 3억 원, 부동산 5억 원. 최소 7억 원에 이른다.
제작진은 오랜 고민 끝에 유진박에게 사실을 알렸지만, 그는 끝까지 취재 내용을 믿으려 하지 않았다. 유진박은 K씨가 재산을 매매한 사실도 전혀 모르고 있었으며 "그분은 제게 거짓말을 할 분이 아니다. 아주 정직한 사람이다. 이모도 K씨를 믿으라고 했고, 나도 그를 믿는다. 그는 내 매니저고 별문제 없을 거다"고 말했다.
결국 제작진은 사전에 연락을 해두었던 미국의 이모에게 전화 연결을 시도했다. 유진박은 이모에게서 "그가 우리를 체계적으로 속여왔다. 그 사람과 당장 떨어져야한다. K씨를 믿었었는데, 우리를 배신했다. 정신을 바짝 차려야한다. 지금은 위기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 겨우 상황을 받아들였다.
제작진은 유진박이 K씨와 떨어져 생활하는 모습을 공개하며 "이제 더 이상 동정과 논란의 유진박이 아닌 바이올리니스트 유진박으로 기억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마무리했다. tokki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