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바람이 분다' 감우성의 '알츠하이머 연기'가 시청자들을 울렸다.
11일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바람이 분다'(황주하 극본, 정정화 김보경 연출) 6회에서는 5년의 시간이 흐른 뒤 알츠하이머 증상이 심화된 권도훈(감우성)의 모습이 그려졌다.
5년이나 시간이 지난 후 딸의 유치원 입학식 날짜를 떠올린 그는 유치원 횡단보도 앞에서 이수진(김하늘), 딸 아름(홍제이)와 마주쳤다. 그러나 두 사람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했다. 이에 권도훈은 "선을 넘으면 안 돼. 선을 넘으면 죽는 게 나아"라고 끊임없이 자책했고, 이 모습이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치매 증세는 나날이 심해졌다. 돈 없이 초밥을 한 가득 주문했고, 그 모습을 본 수아(윤지혜)가 말 없이 계산을 해줬다. 그러며 치매인 도훈을 욕하는 주방장에게 "치매면 왜 집에만 있어야 되느냐'고 일침을 날리기도 했다. 도훈은 또 초콜릿 시식회를 준비했지만, 정신을 놓고 초콜릿을 입에 다 묻히며 먹었다. 집에 도착한 친구 최항서(이준혁)은 초콜릿 범벅이 된 도훈의 모습을 보고 경악했고, 도훈은 친구도 알아보지 못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후 함께 간 낚시터에서 도훈은 항서에게 "아람이가 보고싶다"고 말하며 딸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했다.
아람이와 도훈의 재회도 이뤄졌다. 수진은 도훈의 빈자리를 채워주려는 경훈(김영재)을 거절하지 못하고 함께 캠핑을 떠났고, 그 길에 도훈과 재회했다. 도훈은 딸 아람과 우연히 마주쳤음에도 한눈에 아람을 알아보며 "아람아 안녕?"이라고 다정히 인사를 건넸다.
알츠하이머를 표현하는 감우성의 연기에 시청자들이 눈물지은 순간이었다. '질병 연기'의 달인이라고 할 정도로 감우성은 지난해 방송됐던 SBS 드라마 '키스 먼저 할까요'에서 시한부 중년의 모습을 표현해 시청자들을 감동시킨 바 있다. 이에 이어 감우성은 차기작으로 또다시 알츠하이머를 표현해야 하는 배역을 맡으며 시청자들을 연속적으로 울리고 있는 상황. 방송 전 '자기 복제'라는 우려도 있었으나, 감우성은 연기력으로 우려를 잠재우며 '바람이 분다'에 대한 몰입도를 높이는 중이다.
'바람이 분다'는 별 후에 다시 사랑에 빠진 두 남녀가 어제의 기억과 내일의 사랑을 지켜내는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로 '단짠'(웃음과 눈물이 공존한다는 뜻의 신조어) 드라마를 표방하고 있다. '짠내'로 시청자들을 울게 만든 '바람이 분다'에서 감우성이 또 어떤 열연을 보여주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