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득점력 저하에 관한 논란은 단 두 번의 플레이로 완전히 지워지게 됐다. 6월에 다시 태극마크를 가슴에 단 황의조(26·감바 오사카)는 그 어떤 선수보다 무서운 '킬러'였다. 황의조가 '벤투호'의 6월 A매치 2연전에서 모두 골을 터트리며 대표팀 최전방 공격수의 위용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황의조가 또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 11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숙적' 이란과의 A매치 평가전에서 후반 13분 감각적인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트렸다. 후방에서 김민재가 길게 오려준 공을 이란 수비진이 처리하려다 흘렸다. 황의조의 '매의 눈'이 이를 놓치지 않았다. 공을 가로 챈 황의조는 단독 돌파로 페널티 지역에 침투한 뒤 이란 골키퍼 알리레자 베이란반드가 달려나오자 발끝으로 공을 살짝 차 골문 안으로 집어넣었다. 비록 한국대표팀은 후반 17분에 동점골을 허용하는 바람에 1-1로 비겼지만, 황의조의 골 감각은 경기장을 가득 채운 6만여 관중들을 열광케 하기 충분했다. 그만큼 거침없고 화끈한 골이었다. 특히 이 골은 한국 대표팀이 이란을 상대로 무려 8년 만에 터트린 골이었다.
특히 이번 골로 인해 황의조는 한때 자신에게 쏟아지던 '득점력 저하'에 대한 우려의 시선을 말끔히 털어낼 수 있게 됐다. 황의조는 지난 시즌 일본 J리그에서 15골을 폭발시키며 시즌 베스트일레븐에 포함되는 등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그 덕분에 파울루 벤투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이후에도 팀의 핵심 공격수로 활용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황의조의 득점력이 뚝 떨어졌다. 감바에서 14경기를 치르는 동안 2골 밖에 넣지 못했다. 그럼에도 벤투 감독은 6월 A매치 2연전을 앞두고 황의조를 대표팀 명단에 포함시켰다. 득점력 저하현상을 보이는 황의조를 계속 대표팀 명단에 포함시킨 이유에 대해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지기도 했다.
그러나 벤투 감독의 설명보다 중요한 건 실전에서 드러나는 모습이다. 황의조는 실력으로 자신이 대표팀에 포함된 이유를 증명했다. 그것도 2경기 연속 골이었다. 황의조는 지난 7일 부산에서 열린 호주와의 A매치 평가전 때 선발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후반 22분 교체 투입돼 불과 8분 뒤인 후반 30분에 홍 철의 낮은 왼발 크로스를 니어 포스트에서 감각적인 발바닥 슈팅으로 골로 연결했다. 이 골이 그대로 결승골이 됐다.
이어 황의조는 11일 이란전 때는 선발 공격수로 손흥민과 투톱을 이뤄 출전했다. 전반 내내 날카로운 돌파와 슈팅 능력을 보여주던 황의조는 후반에 찾아온 한 번의 찬스를 그대로 골로 연결시키며 '킬러 본능'을 지난해처럼 날카롭게 되살렸다.
선취골을 터트린 황의조는 후반 37분에 이정협과 교체돼 나왔다. 6만 관중의 함성과 박수가 황의조를 배웅했다.
상암=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