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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준의 발롱도르]'계속된 이적설' 손흥민, 단순히 설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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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손세이셔널' 손흥민(토트넘)의 여름이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

손흥민은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2019년 아시안컵을 병행하는 강행군 속에서도 20골을 폭발시켰다. 리그에서 3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12골)에 성공했고,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도 8강전 원맨쇼를 포함해 4골을 넣었다. 아쉽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올해의 선수는 놓쳤지만, 토트넘 올해의 선수, 런던 올해의 선수상을 손에 넣으며 명실공히 토트넘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손흥민이 EPL을 대표하는 선수로 떠오르며, 이적설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10일(한국시각) 이탈리아 언론은 손흥민의 레알 마드리드행 가능성을 제기했다. 치로 베네라토 기자는 라이스포츠의 '라 도메니카 스포르티바'에 출연 "레알 마드리드는 손흥민을 영입하려 한다. 때문에 토트넘은 대체자로 이르빙 로사노를 점찍었지만 로사노는 나폴리 이적에 가까워졌다"고 했다. 손흥민의 레알 마드리드 이적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앞두고 리버풀의 사디오 마네가 손흥민의 레알 마드리드 이적설을 직접 언급했다. 마네는 미국 매체인 'SNTV'와의 인터뷰에서 "레알 마드리드가 나를 원한다는 건 들어본 적 없다. 에당 아자르와 손흥민을 원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아자르는 실제 레알 마드리드 이적을 확정지었다.

사실 손흥민의 레알 마드리드 이적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일단 레알 마드리드가 아자르를 데려오며 측면 보강을 마쳤다. 마르코 아센시오, 비니시우스 주니어, 루카스 바스케스 등이 있는 지금, 천문학적인 이적료가 드는 손흥민을 데려올 이유가 없다. 결정적 이유는 '비유럽 선수' 룰이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는 25명의 스쿼드 중 비유럽 출신 선수들을 단 3명 보유할 수 있다. 레알 마드리드는 에데르 밀리탕, 호드리구를 영입하며, 기존의 비니시우스를 포함해 이미 3장의 쿼터를 모두 채웠다. 호드리구를 임대로 보낼 가능성도 있지만, 상황적으로 복잡한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흥민의 이적설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미 바이에른 뮌헨, 첼시 등도 손흥민과 연결된 바 있다. 손흥민은 현대축구에서 각광받는 '가짜 7번'의 대표 주자다.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플레이하는 손흥민은 월드클래스급 슈팅력을 앞세워 매시즌 두자릿수 득점을 보장할 수 있는 선수다. 세계적으로 매년 10골 이상을 넣을 수 있는 선수는 손에 꼽는다. 손흥민의 이적설이 나온 레알 마드리드, 바이에른 뮌헨, 첼시가 모두 득점력을 겸비한 측면 자원을 찾고 있다는 점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일단 손흥민은 2023년까지 토트넘과 계약이 돼 있다. 하지만 올 여름 기류가 미묘하게 흐르고 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혜택을 받은 손흥민은 당초 예정된 기초군사훈련을 내년으로 미뤘다. 표면적 이유는 평가전 때문이었다. 손흥민은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이 끝나고 바로 대표팀에 합류했다. 하지만 내년 6월에는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 일정이 있다. 아시아는 갈수록 상향평준화 되며, 한국 입장에서도 더이상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경기의 중요성을 감안한다면 당연히 4주간의 기초군사훈련을 올해 소화해야 했다. 파울루 벤투 A대표팀 감독도 이를 모를리가 없다.

'혹시 모를 이적에 대비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협상부터 메디컬테스트, 입단식 등 이적 절차를 감안하면 4주 기초군사훈련을 소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만약 받는다 하더라도, 기초군사훈련 뒤 컨디션 회복에는 2개월 이상이 걸린다. 새 팀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손흥민은 5일 A대표팀 소집 인터뷰에서 이적설을 묻는 질문에 "할 말 없습니다"고 답했다. 부정도, 긍정도 아니었다.

26세의 손흥민은 지금 선수로서 최전성기를 맞이했다. 연계와 좁은 공간에서의 움직임까지 좋아지며, 사실상 약점이 없는 선수다. 여기에 상업적 가치도 어마어마하다. 손흥민은 이제 토트넘에만 머물기에는 사이즈가 너무 커졌다. 토트넘은 유럽챔피언스리그의 단골팀이 됐지만, 여전히 우승까지는 거리가 있는 팀이다. 이적설에 거론됐던 레알 마드리드, 바이에른 뮌헨, 첼시 등과의 격차는 여전히 크다. 커리어에 트로피를 더하고 싶은 손흥민 입장에서는 새로운 도전을 노려볼 수도 있다. 지금 토트넘을 만들어낸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거취까지 맞물려 있는 지금, 손흥민의 이적설은 단순히 설만은 아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