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10일, 이란 A대표팀의 미디어데이가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
당초 예정됐던 기자회견 시간은 오후 7시30분. 하지만 20여 분 앞서 마르크 빌모츠 이란 감독이 기자회견실에 들어왔다. 그는 "선수들 훈련 때문에 인터뷰를 일찍 시작하고 싶다"고 말했다. 결국, 인터뷰는 예정 시간보다 15분 앞서 진행됐다.
'뉴 이란'의 변수. 바로 새 사령탑임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그동안 이란 대표팀을 이끌었던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이 콜롬비아 대표팀으로 이동했다. 빈자리는 벨기에 출신 빌모츠 감독이 채운다.
빌모츠 감독은 "(이란을) 특정 타입의 팀으로 만들겠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앞으로 나아가는 팀을 만들고 싶다. 프레싱을 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팀이다. 수동적으로 볼을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라 우리의 의지에 따라 경기를 하는 것 팀으로 함께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은 그게 가장 어렵다. 우리는 지난 경기에서도 우리의 철학을 발휘해 경기를 했다고 본다. 한 경기에서 7~8번의 기회를 만든다면 좋을 것 같다. 최선의 수비는 공격이라고 생각한다"고 철학을 밝혔다.
케이로스 감독 체제에서는 '이란=수비' 공식이 붙었다. 그만큼 탄탄한 수비를 자랑했고, 수비에 많은 공을 들였다. 하지만 빌모츠 감독은 '공격'을 외쳤다. 실제로 지난 7일 홈에서 열린 시리아와의 데뷔전에서 5대0 완승을 거뒀다.
이번 대표팀에 선발된 선수만 봐도 변화를 읽을 수 있다. 빌모츠 감독은 자한바크시, 하지사피, 타레미 등 기존의 주축 선수 대부분을 선발했다. 하지만 '2001년생' 알라흐야르 사야드를 최초 발탁해 변화를 줬다. 그는 시리아와의 경기에 출전, 데뷔전-데뷔골을 폭발시키며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빌모츠 감독이 과거 벨기에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던 시절, 어린 선수들을 육성했던 것과 결이 같다.
'이란의 핵심 수비수' 하지사피는 "새 감독과 일주일 밖에 지내지 못했다. 이 분의 철학은 '계속 앞서나간다'는 것이다. 팀을 자세하게 관리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우리는 앞으로 좋은 경기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빌모츠 체제에서 첫 원정에 나선 이란 대표팀. 그들은 지난 8일 한국에 도착해 휴식을 취했다. 실제로 몸 풀기 훈련에 나선 선수들의 얼굴은 무척이나 밝았다. 오히려 힘이 약간 떨어진 모습이었다.
이유가 있다. 빌모츠 감독은 "우리는 휴가기간이다. 일부 선수는 4~5주 동안 경기를 하지 않았다. 3~4일 정도 준비하며 경기를 한다"고 설명했다. A매치를 앞두고 '너무 오래 쉬었다'는 것이 경기력 및 체력 변수가 될 수 있다.
확 바뀐 이란과 마주하는 파울루 벤투호. 이란전 5경기 무승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상암=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