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9일, 벤투호가 한 곳에 모인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
본격적인 훈련을 앞두고 파울루 벤투 감독이 '캡틴' 손흥민(27)을 불렀다. 벤투 감독과 손흥민은 통역 없이 둘이 대화를 나눴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감독님께서 경기 전에 선수를 따로 불러 얘기를 나누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했다. 그렇다. 벤투 감독은 훈련 중 전술 지시, 혹은 훈련 뒤 몸 상태를 확인하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이날은 손흥민과 훈련 전 밀담(?)을 나눴다. 협회 관계자는 "이란전을 앞두고 갖는 첫 훈련인 만큼 주장에게 따로 할 얘기가 있었던 것 같다"고 귀띔했다.
손흥민의 발길이 닿는 곳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는 이번 대표팀에 처음 소집된 선수들과도 대화를 나누며 훈련을 이어갔다. A대표팀은 예정보다 빨리 훈련을 마쳤다. 약 50분간 진행됐다. 훈련을 마친 선수들은 서둘러 방으로 향했다. 그라운드에는 추가 훈련에 나선 골키퍼 3명과 황희찬 백승호 등 어린 선수 몇 명만이 남았다. 하지만 그늘 밑에서 또 한 명의 얼굴이 슬그머니 드러났다. 바로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벤치에 앉아 어린 선수들의 마무리 훈련을 끝까지 살펴봤다. 그는 동생들이 짐을 다 챙길 때 비로소 함께 이동했다.
손흥민은 이번 대표팀에서도 '혹사 논란'에 고생이 많았다. 그는 지난해 러시아월드컵을 시작으로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아시안컵,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등 쉼 없이 달렸다. 일각에서는 6월 A매치의 비중이 크지 않은 만큼 손흥민에게 휴식을 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그러나 손흥민은 "나는 행복하다"며 호주전 풀타임 소화했다. 상대의 집중 견제에 여러 차례 쓰러지기도 했지만, 손흥민은 다시 일어섰다.
캡틴 손흥민은 단순히 그라운드 위 지배자가 아니었다. 경기장 밖에서도 동서 분주하게 움직이며 팀의 소통창구 역할을 하고 있었다.
파주=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