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롯데 자이언츠에 대대적인 변화의 기운이 감지되고 있다.
최근 헨리 소사 영입전에서 실패를 맛본 롯데는 내부 인사 변화 뿐만 아니라 외국인 선수 교체 작업에도 시동을 걸었다. 투수 제이크 톰슨, 야수 카를로스 아수아헤가 팀을 떠나고 SK 와이번스에서 웨이버 공시한 브록 다익손(25)과 워싱턴 산하 트리플A 프레스노에서 뛰던 내야수 제이콥 윌슨(29)을 데려오기로 했다. 오래 전부터 공들였던 소사 영입전 실패 뒤 롯데의 행보가 갑자기 빨라진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간단했다.
▶롯데, 지난 1주일 간 무슨 일이 있었나
소사 영입 실패 후폭풍은 상상 이상이었다. 롯데가 소사 영입전에서 SK에 추월을 허용해 실패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롯데 고위 관계자들이 그룹 차원에서 강한 질책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련의 상황을 보고 받은 구단주의 의지가 강력히 작용했다는 후문. SK의 소사 영입 발표 몇 시간 뒤 롯데가 선수단 지원을 총괄하는 운영팀장 교체를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하위 성적, 심상찮은 팬심 속에 내부의 강한 문제 제기까지 이어지면서 현장-프런트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현장 지원 체제 변화 뒤, 롯데는 발빠르게 움직였다. 모든 외국인 선수를 물망에 올려 놓았다. 그러나 해외 스카우트 작업은 쉽지 않았고, 전직 KBO리거 영입도 난맥상이었다. FA 협상 결렬 후 메이저리그 도전을 거쳐 국내서 개인 훈련 중인 노경은은 정상적 투구가 어렵고 타 팀도 일찌감치 고사한 카드였기에 메리트가 없었다. 결국 눈길은 다익손을 향했다. 소사 영입을 놓고 경쟁했던 SK가 내놓은 선수를 데려오는 부분에서 자존심 문제가 거론됐지만, 냉정히 실리를 따져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고 곧 결론에 도달했다. 윌슨 역시 침체된 타선 변화를 위해선 기복이 큰 아수아헤 교체가 불가피하다는 결단이 곧바로 실행으로 이어진 케이스다.
▶목표는 반등, 변화 폭 더 커질 수도 있다
롯데는 올 시즌 연봉 총액 101억 8300만원, 평균 연봉 1억9583만원으로 각 부문 1위다. 9일 현재 홈 누적 관중(43만9401)과 마케팅 수입(52억2185만8300원) 모두 비수도권 구단 중 압도적 1위, KBO리그 전체 3위다. 그러나 성적은 이런 위상과 정반대였다.
KBO리그, 연고지 부산에서 구단이 갖는 상징성에 걸맞지 않는 행보가 수 년째 이어진 가운데, 더 이상의 정체는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자극을 통해 이뤄진 변화의 행보지만, 반등과 발전이라는 확고한 목표를 갖고 이뤄지는 것이기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는 이유다.
체질 개선이 더 큰 폭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성적 반등, 팬심 추스르기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에서 결과물을 내야 하는 상황. 성적 반등 뿐만 아니라 그동안 구체화 되지 못했던 중장기 육성의 밑바탕도 만들어야 한다. 상황에 따라 국내 선수 트레이드 등 공격적인 행보를 펼칠 수도 있다. 현장-프런트가 긴밀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적 변화가 일어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부진한 경기로 팬들에게 너무 죄송하다. 더 나은 경기를 보여드리기 위해 매순간 현재와 미래를 위한 조치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의 올 시즌이 중요한 변곡점 앞에 섰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