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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포커스]재활군 간 박병호 '재정비' 후 작년처럼 날아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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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올시즌 강력한 홈런왕 후보로 꼽히는 키움 히어로즈 박병호는 지금 1군에 없다.

키움은 지난 6일 SK 와이번스와의 홈게임을 앞두고 박병호를 1군 말소하고 내야수 김은성을 등록했다. 예상치 못한 조치였다. 최근 부진을 보이기는 했어도 부상과 같은 주목할 사유는 없었기 때문이다. 장정석 감독은 당시 "전날 SK전을 마치고 허문회 수석코치와 박병호를 불러놓고 의견을 나눈 결과"라고 했다. 재정비의 시간을 갖겠다는 박병호 본인의 마음이 가장 컸다고 한다.

5월 이후 박병호의 타격감은 들쭉날쭉했다. 홈런이든 안타든 몰아치기의 달인이라고는 하나, 그렇지 않은 경기도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5월 12일부터 23일까지 9경기 가운데 8경기에서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다. 심리적 동요가 커진 시점이다. 그리고 지난 4~5일 SK전에서 이틀 연속 안타를 치지 못하자 본인도 획기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한 팀의 4번타자가 갑작스러운 부진에 빠져 3할대 중반이던 타율이 2할대로 떨어지면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올 수 밖에 없다. 박병호는 올시즌 57경기에서 타율 2할9푼1리, 13홈런, 42타점을 기록중이다. 10일 현재 홈런 3위, 타점 10위다. 홈런 부문서는 단독 선두를 달리다 주춤하면서 SK 최 정과 제이미 로맥에게 추격을 허용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박병호의 홈런 순위는 더욱 내려갈 것이다.

박병호의 컨디션 난조는 사실 간접적으로는 몸 상태가 온전치 않아 생긴 것으로 봐야 한다. 장 감독은 지난 9일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박병호 선수는 5월에 무릎과 허리가 아픈 걸 참아가면서, 치료를 받아가면서 출전했다. 3경기에 결장하기도 했다"면서 "작년 시즌 초반 종아리 부상이 위쪽으로 올라온 게 한 원인이 됐을 수도 있다"고 했다.

과연 박병호는 언제 돌아올까. 이 부분에 대해 합의된 내용은 없다. 다만 박병호 스스로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장 감독은 "재활군에서 컨디셔닝 훈련과 회복 훈련을 하고 난 뒤 몸 상태를 봐가며 2군 경기에 나갈 지를 결정할 것 같다"고 했다.

근육 손상나 골절과 같은 큰 부상의 경우 재활을 마치면 2군 경기에 나가 타격감을 점검하는데, 단순한 컨디션 난조는 바로 1군 합류가 가능하다. 박병호는 심신이 회복됐다는 판단이 서면 바로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1군 복귀 가능 시점은 16일 이후다. 키움은 오는 14일부터 20일까지 한화 이글스, KT 위즈를 상대로 홈경기를 치르는데 이 기간 박병호가 복귀할 공산이 크다.

심각한 부상도 아닌데 박병호를 열흘 이상 전력에서 제외한 건 7~8월 한여름 레이스에 대비하기 포석이기도 하다. 키움은 젊은 국내 선발투수들의 체력 관리를 위해 한 달에 한 번씩 로테이션에서 배제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1주일에 화요일과 일요일 두 번 등판하는 순서가 되면 화요일 등판 후 1군서 제외하는 것이다. 최원태 이승호 안우진이 한 번씩 1군서 말소됐다.

박병호도 마찬가지다. 심신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해소하지 않고 여름을 맞는 건 위험하다는 판단이다. 장 감독은 "어느 팀이나 한여름 레이스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미리 준비를 한다. 우리도 마찬가지"라면서 "지금 순위도 중요하지만, 그때 가서 진짜 싸움을 하려면 부상이 없어여 하고 체력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병호는 지난해 종아리 부상으로 4월 14일부터 5월 19일까지 36일간 자리를 비웠다. 그러나 홈런 경쟁에서는 마지막까지 승부를 벌이며 두산 베어스 김재환에 1개 뒤진 43개로 시즌을 마감했다. 이번에도 중간에 한 번 쉬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홈런왕 경쟁은 결국 한여름 무더위와의 경쟁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