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SC비하인드스토리]'실리+반등' 올인한 롯데, 다익손도 독기 품었다

by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자존심 대신 실리에 초점을 맞췄다.

SK 와이번스에서 웨이버공시된 외국인 투수 브록 다익손이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을 전망이다. 복수의 야구계 관계자들은 지난 7일 "롯데가 다익손 영입을 두고 협상 중이며, 부상 중인 제이크 톰슨의 대체자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롯데 관계자는 9일 한 매체 보도 뒤 "외국인 투수 교체를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현 시점에서 결정된 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여러 정황상 다익손의 롯데행은 마무리 절차에 접어든 모양새다.

롯데는 당초 공을 들였던 헨리 소사 영입이 결렬된 후 대안 마련에 고심했다. 하지만 최근까지 실전을 치르며 구위 검증을 마친데다 당장 실전 투입이 가능한 소사와 필적할 만한 선수를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교체설을 접한 뒤 톰슨도 조급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6일 재활군에서 50개의 불펜 피칭을 마친 톰슨은 "당장 던질 수 있다. 빨리 (1군) 일정을 잡아달라"고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러나 언제든 부상이 재발할 수 있다는 위험을 감수하기엔 롯데의 마운드 사정이 급박했다.

다익손은 올 시즌 12경기 65⅔이닝에서 3승2패, 평균자책점 3.56이었다. 직구 평균 구속은 140㎞ 초중반대를 유지했다. 성적과 기록만 놓고 보면 톰슨과 별 차이가 없다는 지적이 많았다. 무엇보다 SK가 소사 영입을 위내 내보낸 다익손을 데려오는 것 자체가 롯데에겐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라는 평이 많았다. 그러나 다익손이 뛰어난 경기 운영 능력을 선보였고, 별도의 적응 기간 없이 곧바로 선발 로테이션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선수라는 점엔 이견이 없었다. SK의 웨이버 공시 소식에 눈물을 흘릴 정도로 KBO리그에서의 활약에 강한 애착을 보인 부분도 롯데와 양상문 감독의 마음을 움직였다. 무엇보다 최하위로 추락하면서 상처 받은 팬심을 되돌리기 위한 최선의 방법인 성적 반등을 위해선 자존심을 세울게 아니라 철저한 실리적 선택을 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다익손의 합류는 롯데 선발진 안정에도 어느 정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9이닝당 삼진(7.95개) 전체 10위, 삼진-볼넷 비율(3.22) 전체 11위의 기록은 다익손이 롯데 마운드에 충분히 기여할 수 있는 기록들로 꼽힌다. 특히 SK에서 롯데로 이적하는 과정에서 더욱 단단해진 성공을 향한 동기부여가 구속 및 경기 운영 능력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다익손은 메디컬테스트와 계약 세부조항 조율, 취업비자 갱신 등의 절차를 거친 뒤 롯데행이 공식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